[젊은 CEO 탐구] 쇼핑몰에 새 바람 넣은 강석훈號 에이블리…‘선순환 전략’
판매자와 고객 선순환 구조 구축
코디사진 올리면 회사가 모두 대행
AI 취향 추천 통해 신규고객 유입
장지영 기자|2023/09/21 06:00
중학생이던 칠순을 넘긴 어르신이건 모두에게 공평한 운동장(경쟁의 장)을 제공할 수만 있다면...
이제 소년의 꿈은 구체화됐다. 빈손으로도 '쇼핑몰'을 차릴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바로 에이블리의 창업주이자 수장인 강석훈 대표 얘기다.
21일 에이블리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3월 월간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시작으로 매월 영업이익을 2배씩 키우며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 가량 증가하고 거래액은 40% 성장했다. 이 기세를 이어가면 지난해 매출 1785억원, 영업손실 744억원을 기록했던 에이블리가 첫 연간 흑자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례적 성과의 배경엔 강석훈 대표가 앱 론칭 초기 '에이블리 파트너스' 솔루션을 통해 판매자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해 놓은 것이 주효했다. 에이블리 파트너스란 판매자가 코디 사진만 찍어 올리면 에이블리가 사입·포장·배송·고객 커뮤니케이션·마케팅까지 모두 대행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뜻한다.
이는 당시로선 파격적 시도였다. 덕분에 쇼핑몰 운영 경험 및 초기 자본이 없는 판매자들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에이블리에 입점한 마켓은 현재 5만여 개에 달한다. 또 판매 수수료 0%라는 입점 조건과 정산 대금을 기존 정산일보다 우선 지급하는 금융 지원 서비스 등도 도입하며 입점 파트너사들과 동반성장했다. 이로 인해 상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지며, 신규 고객 유입 증가라는 '선순환고리'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강석훈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대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서비스' 분야에서는 앱 스토어가, '콘텐츠' 분야에서는 유튜브가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패션 분야에서는 스타일링에 재능이 있는 누구나 에이블리에 사진만 찍어 올리면 쉽고 편리하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회사를 창업했다"고 말했다.
◇'AI 취향 추천'·'샥출발' 등 파격 서비스…신규 고객 유입 이끌어
자체 개발 기술인 'AI(인공지능) 취향 추천'도 판매자와 고객 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마켓 규모나 업력에 관계없이 12억개의 상품 선호 데이터와 5000만건의 리뷰·구매 이력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찾아 추천해 주기 때문에, 상품에 대한 만족도와 구매로 이어질 확률도 높다.
이 때문에 입점 초기 또는 소규모 쇼핑몰도 비교적 쉽게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성장할 수 있는 구조다.
또 강 대표는 일찌감치 '빠른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패션업계에 혁명을 이끌었다. 그의 주도로 에이블리는 2021년부터 주문 당일 상품을 출고하는 빠른배송 서비스 '샥출발'을 운영 중이다. 이와 같은 활약으로 에이블리의 회원 수는 1100만명,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70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