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국 옮겨 놓은듯”…정식 개장 앞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2023/09/21 18:04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단지 전경/롯데쇼핑
"아빠·엄마 쇼핑부터 아이들 놀이에 맛있는 식사와 문화생활까지 모든 게 한 곳에서 다 해결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누릴 수 있는 경험도 한 차원 달라요" 21일 가족과 함께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찾은 응우옌 호앙 아잉(43)씨는 "주말에 오면 가족 모두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롯데가 야심차게 선보이는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22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 하노이시 북서쪽 서호 인근에 연면적 약 35만4000㎡(약 10만7000평) 규모로 들어선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엔 쇼핑몰·마트·호텔·아쿠아리움·영화관 등 롯데그룹의 다양한 콘텐츠가 한데 모였다. 베트남판 롯데타운인 셈이다. 하노이에서 가장 큰 호수인 서호 옆에 자리한 롯데몰은 탁 트인 층고와 자연 채광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흡사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을 연상케 했다.

사전 개장 기간 중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찾은 베트남 시민들의 모습/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 사전개장 누적 방문객만 200만명… "베트남 랜드마크로 거듭날 것"
지난 7월 28일 사전 개장 후 두 달 간 이어진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쇼핑몰을 찾은 방문객만 누적 200만 명에 육박한다. 주중에는 약 2만5000명, 주말에는 5만명이 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 840만 명의 하노이에서 시민 5명 중 1명은 롯데몰을 찾은 셈이다. 방문 인원의 절반 이상이 35세 미만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1일 현장을 찾은 김상현 롯데 유통군HQ 총괄대표 부회장은 "베트남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롯데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었다. 롯데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들이 통합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장차 동남아시장 진출, 동남아 프리미엄 쇼핑 1번지로 올라서기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 말했다. 롯데쇼핑은 올 연말까지 8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의 '자신감'은 콘텐츠 차별화에서 나온다. 쇼핑몰에 입점한 233개 매장 중 약 40%인 85개 매장을 지역을 대표하는 특화 매장으로 구성했다. 베트남에 최초로 선보이는 브랜드가 25개, 하노이 최초의 브랜드가 28개이며, 플래그십 콘셉트의 매장이 32곳이다. 러쉬 등 베트남에 첫 매장을 낸 유명 브랜드에는 프리오픈 직후부터 '인증샷'을 찍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지기도 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쇼핑몰 층마다 테마를 설정하고, 같은 층 안에서도 콘셉트에 따라 비슷한 매장을 배치하는 등 큐레이션에도 공을 들였다. 1층은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의 '인플루언서 에비뉴', 2층은 젊은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한 '플레이그라운드' 테마를 적용했다. 3층은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등 가족 친화형 테마 '패밀리 원더랜드', 4층은 문화 체험을 즐길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파크'로 구성했으며, 5층은 어린이를 위한 공간 '키즈 판타지아' 테마로 꾸몄다. 김준영 롯데프라퍼티스하노이 법인장은 "콘셉트나 MD 등 베트남에서 비교될 만한 곳이 없다"고 자신했다.

몰을 찾은 호앙 아잉 뚜언(35)씨는 "외국에 나가야 살 수 있었던 브랜드가 대거 입점해 부인이 특히 좋아한다. 아이들은 주말마다 4층에 있는 챔피언1250(익스트림 실내 놀이터)에 가자고 성화"라고 말했다. 뚜언씨는 "가족들과 몰에 있는 한국 식당들을 하나씩 다 가보자는 목표를 세웠는데 주말이면 30분씩은 기다려 입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포토스팟으로 입소문이 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서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 한국 그대로 옮겨 놓은듯…"한국적인 것이 가장 잘 먹혀"
롯데가 내세운 K-컬쳐, 한국식 라이프스타일도 현지인들을 불러 모으는 큰 매력포인트다. 외관·출입구를 비롯해 쇼핑몰 내 조형물 등 곳곳에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이 설치돼 현지인들 사이에서 이미 개장 직후부터 인기 포토스팟으로 떠올랐다.

지하에 위치한 롯데마트는 K-푸드로 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한글 간판을 그대로 단 자체 베이커리 브랜드 '풍미소', 한국에서 항공 직송으로 공수한 배·샤인머스켓과 푸드코트 '요리하다 키친'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개방형으로 설계돼 베트남 음식과 함께 떡볶이·양념치킨·김밥 등 즉석 조리식품을 판매하는 '요리하다 키친'은 140석 규모의 취식 공간까지 갖췄다. 가족과 함께 장을 보러 나온 프엉(37)씨는 "다양한 한국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어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델리·베이커리와 김밥·닭강정 등 인기 식품은 저녁께면 모두 '완판'되는 경우도 많다. 박창열 롯데마트 베트남법인 부문장은 "간판이라든지 한글 사용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한국적인 것이 잘 먹힐 것이라 판단했고 매출도 가장 잘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내 롯데마트의 '요리하다 키친'/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쇼핑몰 4층에는 하노이에선 처음으로 오픈형 북카페·공방·요리 스튜디오·필라테스 등의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모아놓은 문화센터도 마련됐다. 문화센터란 개념 자체가 없던 베트남에선 큰 인기다. 개장 이후 4층에서 찍히는 영수증이 전체 45%에 달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다. 롯데월드가 첫 해외 지점으로 쇼핑몰 지하 1층에 오픈한 아쿠아리움도 가족단위 고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3400여t 수조를 보유한 하노이 최대 규모 아쿠아리움으로, 연간 100만명에 이르는 관람객을 예상하고 있다. 프리미엄 상영관 '샤롯데'와 리클라이너가 있는 컴포트관 등 프리미엄 상영관을 선보인 롯데시네마도 오픈 이후 총 9개관에 약 7만명의 관람객을 모아 하노이시 전체 영화관에서 1위를 기록했다. L7호텔도 첫 해외 사업장으로 'L7 바이 롯데 웨스트 레이크 하노이'를 냈다. 국내에선 4성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는 달리 각국 대사관이 밀집해 있는 서호 지역 외교단지의 특성을 감안해 5성급 호텔로 포지셔닝했다.

패션·뷰티·식음료(F&B) 등 전 상품군에 걸쳐 유치한 36개의 한국 브랜드 중 6개가 전체 매출 상위 10개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어린이 실내 놀이터 '챔피언1250'·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즉석떡볶이 전문점 '두끼'·주방용품 브랜드 '락앤락'·패션 브랜드 '엠엘비' 등이 매출 상위를 차지했다. 친구들과 함께 쇼핑몰을 찾은 응우옛 마이(28)씨는 "드라마·영화에서나 보던 한국의 멋진 공간들이나 상품들을 베트남에서도 누릴 수 있다"며 "한국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는 반응들이 많다"고 말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22일 정식 오픈한다. 기념식에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롯데 유통군 김상현 부회장·롯데건설 박현철 부회장·롯데백화점 정준호 대표·롯데마트 강성현 대표 등 관련 계열사 임원과 베트남 고위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신동빈 회장은 이번 베트남 방문 일정 동안 현지 사업장을 둘러보고 정·재계 관계자들을 만나 롯데의 베트남 사업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지지도 요청할 계획이다.

한국식 디저트 가게에 줄서있는 현지 소비자들의 모습/하노이 정리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