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면역 체계 연구 통해 미래 팬데믹 대응”

5일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세미나 열려
왕린파 듀크-NUS 전염병대책위원장, 안마태 듀크-NUS 교수 특강

지환혁 기자|2023/10/05 16:52
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열린 미래 전염병에 대한 대비책과 박쥐 면역 특성을 활용한 인간 질병 치료 연구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박옥 백신혁신센터 부센터장, 선상신 아시아투데이 총괄사장, 손희걸 휴뱃코리아 대표, 안마태 Duke-NUS 교수, 왕린파 Duke-NUS 전염병대책위원장, 김영훈 고려중앙학원 이사 등 /고려대 의료원
"박쥐 면역 체계의 연구를 통해 다가올 미래 팬데믹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박쥐 면역 연구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왕린파 듀크(Duke)-싱가포르 국립의과대학(NUS) 전염병대책위원장이 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가진 특강에서 다양한 바이러스의 숙주 역할을 하는 박쥐의 '면역 체계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왕 위원장은 '미래 전염병에 대한 대비책과 박쥐면역 특성을 활용한 인간질병 치료연구(당뇨, 비만 등)'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안마태 듀크-NUS 교수와 함께 특강을 가졌다. 100여 명의 고려대 교수와 대학원생 등 의과대학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세미나는 김영훈 고려중앙학원 이사가 환영사를 했고,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왕린파 Duke-NUS 전염병대책위원장이 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특강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왕 위원장은 듀크-NUS의 세계적인 신변종 감염병 연구팀을 이끄는 책임자로 인수공통감염병, 박쥐 면역학 및 병원체 발견 분야 세계 최고의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왕 위원장은 이날 박쥐를 매개로 한 신흥 동물 기원 바이러스 연구와 코로나19 대응을 통해 얻은 교훈에 대해 소개했다.

왕 위원장은 "지난 25년 동안 헨드라, 니파, 사스, 메르스, 에볼라바이러스, 코로나19까지 박쥐 매개 바이러스 또는 박쥐 바이러스 가능성으로 인한 다수의 동물원성 질환 발생이 있었다"며 "박쥐는 코로나19 팬데믹의 근원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박쥐가 인간의 건강에 높은 가치를 가진 몇 가지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는 박쥐 연구를 넘어서 박쥐를 모델 시스템으로 활용해 인간의 질병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듀크-NUS에서 박쥐연구팀(Emerging Infectious Disease Lab.)을 이끌고 있는 안마태 박사도 왕 위원장에 이어 특강했다. 한국계인 안 박사는 박쥐의 면역특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코로나, 사스, 에볼라 등 바이러스 퇴치연구와 당뇨, 뇌질환 등 기저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등을 개발하고 있다.

안마태 Duke-NUS 교수가 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고려대 의료원
안 박사는 박쥐를 통해 인간의 바이러스 감염과 만성 질환에 대한 새로운 대응 전략에 대한 연구 경과와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독특한 모델을 국내 의료진과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안 박사는 "박쥐는 인간의 건강에 높은 가치를 가진 독특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박쥐를 통한 질병 저항성의 자연적인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는 전염병, 노화를 포함한 인간의 질병과 싸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박쥐 면역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팬데믹에 한층 수월하게 대응하고, 인류가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살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미나는 손희걸 휴뱃코리아 대표와 김영훈 고려대 전 의무부총장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박쥐 면역체계에 대해 연구 중인 이들의 연구
성과를 국내에 소개하고, 미래 팬데믹 대응을 위한 의료진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이번 세미나를 개최했다.

손희걸 대표는 "국내 의료 환경과 전염병 대처 하드웨어는 진화해야 한다"며 "세계적인 석학들과의 만남 등을 통해 네트워크 형성하고 지식의 공유를 통해 국내 의료기술과 인프라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열린 미래 전염병에 대한 대비책과 박쥐면역 특성을 활용한 인간질병 치료연구 세미나에서 왕린파 Duke-NUS 전염병대책위원장이 특강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김영훈 고려중앙학원 이사는 "고려대 의과대학은 2021년 백신혁신센터를 발족해 미래 신종감염병 대유행 위협으로부터 국민과 인류를 구할 백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는 감염병 바이러스의 숙주인 박쥐 면역 시스템 연구에 대한 최신 지견을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 대유행에 대한 대응책을 고민해 보고자 마련됐다. 행사를 계기로 듀크-NUS 신변종 감염병 프로젝트 연구팀과 고려대 의과대학 백신혁신센터간 협력과 연구 교류가 활성화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