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합동구호단, 모로코 현지서 구호 나서...총 3700명 수혜

피해 입고 도움 손길 기다리는 주민들 찾아가
텐트 150동, 위생키트 500세트 등 전달

황의중 기자|2023/10/10 10:51
지역 어린이들에게 책가방을 나눠주는 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스님./제공=조계종사회복지재단
조계종 합동구호단은 지난 5일 모로코에 긴급구호 본대를 파견해 지진 피해 지역 주민를 찾아 긴급 구호물품을 전달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합동구호단은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와 공익법인 아름다운동행, 조계종사회복지재단 불교NGO 더프라미스, 굿월드자선은행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달 8일 발생한 모로코 지진으로 인해 산간지역에 위치한 피해 마을들은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계종 합동구호단은 이들 지역을 우선적으로 방문했다. 구호단은 모로코에 도착한 지 2일째 되는 10월7일(현지시간) 오전 8시 다양한 물품을 실은 차와 함께 마을로 향했다.

목적지인 스모고스트(Smghost) 마을은 47가구가 300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주된 수입원으로는 아몬드 및 호두 재배, 염소 및 양 등의 목축업이다. 숙소로부터 3시간을 꼬박 달려 도착한 마을에는 합동구호단이 도착한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일찍부터 마중나와 있었다.

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스님과 구호단원들은 마을의 자세한 피해상황을 두 눈으로 살펴보기 위해 마을 곳곳을 살폈다. 건물들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였으나 내부에는 곳곳에 금이 가 위태해보였다. 모로코 정부는 건물 외관이 다른 피해지역에 비해 비교적 양호하다는 이유로 최소한의 구호물품만을 지원한 상태다.

지역을 살펴본 합동구호단은 준비한 물품들의 배분에 나섰다. 마을주민들이 추운 겨울을 날 수 있는 텐트 30개, 어린이들을 위한 학용품 48개, 여성들의 존엄성을 위한 위생키트 50개, 재건을 위한 공구세트 등 다양한 물품들을 전달했다. 물품을 전달받은 주민들은 얼굴에 웃음을 띠며 연신 '슈크란'(감사하다는 뜻의 모로코어)를 말했다.

10월 8일(현지시간)에는 진원지 인근의 이그힐(Ighil)군과 탈랏 냐코브(Talat N'Yaaqoub)군의 4개 마을을 방문해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전날 임그달 지역과는 달리 완파된 건물이 대다수였다. 금이 가 있는 건물에는 안전을 위해 들어갈 수 없도록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으며 주민들은 건물에서 인근의 개울가, 도로가 등으로 거주지역을 옮겨 비닐과 천조각으로 만들어진 움막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구호단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텐트를 비롯한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업무협약 이후 본대가 구호활동을 진행한 지난 7~8일 이틀간 전달된 물품은 임시거주용 텐트 150동, 학용품을 포함한 책가방 500개, 위생키트 500세트였으며 총 3700명이 수혜를 입었다.

임그달군 스모고스트 마을 주민 모하메드씨는 "정부의 지원이 미흡해 매트리스, 담요, 약 등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물품이 부족한 상황에서 조계종의 지원은 큰 힘이 됐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현지 파트너인 HAF 직원 이사이드 메리아씨는 "HAF는 임그달 지역을 위해 농업교육사업 등을 비롯한 다양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한불교조계종과 마음을 모아준 한국분들에게 무척이나 고맙다"고 말했다.

지역 청년들과 함께 땅을 고르고 텐트를 설치한 묘장스님은 "피해지역을 두 눈으로 보니 더욱 참담했다. 일부 건물들은 멀쩡해보였으나 내부에는 금이 가 있는 등 안전이 우려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생활하기 어렵지만 용기를 잃지 말고, 부처님 가피속에서 편안한 일상으로 돌아오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에게 구호품 세트를 전달하는 묘장스님./제공=사회복지재단
현지 주민들과 기념촬영하는 묘장스님./제공=조계종사회복지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