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산 중소기업 협력·상생 로드맵 만들어야”

(사)국방과사람들 제1회 IDS 초대석 개최…'미국 방산중소기업 육성정책 기조와 방안' 주제

이석종 기자|2023/10/13 18:08
정홍용 사단법인 국방과사람들(IDS·Institute for Defense Solutions) 소장이 13일 '미국의 방산 중소기업 육성 정책 기조와 방안'을 주제로 열린 제1회 IDS 초대석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IDS
사단법인 국방과사람들(IDS·Institute for Defense Solutions)은 13일 '미국의 방산 중소기업 육성 정책 기조와 방안'을 주제로 제1회 IDS 초대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정홍용 IDS 소장(전 국방과학연구소장)은 인사말을 통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세계 주요국이 자국의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해 중소벤처기업 육성에 진력하고 있는 가운데, 초일강인 미국의 정책 사례를 살펴보기 위해 다나 베일러 Ellwood 그룹 방산부문 수석부사장을 초청해 이번 초대석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초대석에서는 국내에서는 드물게 미국 기업인 입장에서 미국 정부의 정책과 자국 방산 중소기업 실태를 소개하고, 그 자리에 참석한 국내 산·학·연·관 관계자들이 제기한 다양한 이슈를 다뤘다"고 소개했다.
베일러 부사장은 "과연 한·미 방산 중소기업들은 협력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양국 중소기업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한 덩어리가 돼 오늘날의 전장(戰場)의 요구에 대처하는 속도와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양국 기업들은 반드시 협력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역설했다.

특히 베일러 부사장은 "한·미 방산 중소기업 간의 협력 가속화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배경에는 오늘날의 전장이 유례없이 다영역화되어 있다는 점, 기술의 진부화가 매우 빨리 일어난다는 점, 한·미 중소기업이 힘을 합칠수록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 오늘날 가장 혁신적인 연구개발은 민간 기업이 이뤄내고 있다는 점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베일러 부사장은 "지금까지 미국과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서로 시장을 공유하고 나눠갖게 되면 결국 자신의 시장을 잃어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에 사로잡혀 상호 협력에 미온적이었다"며 "지금부터라도 양국 중소기업은 상생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일러 부사장은 한·미 중소기업 협력 필요성의 배경으로 미국 방산 부문에서 한 때 40만 개에 이르렀던 중소기업 수의 급격한 감소와 활동 위축을 들며 "미 상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중소기업의 주 계약 수주실적이 2009~2018년 사이에 32% 감소했다"고 소개했다.

베일러 부사장은 "미국 방산 중소기업의 급감 이면에는 국방 획득 계약 참여 조건의 지나친 강화, 사이버 보안 요구 등 규제 확대, 대기업과 이미 조달업무를 하고 있는 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는 편중된 계약 등이 자리하고 있다"며 "그러나 무엇보다도 미국 정부가 중소기업의 계약 수주 건수나 다양성을 늘리기보다는 중소기업에 지급되는 예산 규모를 증액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어 중소기업 지원정책이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베일러 부사장은 "현재와 같은 미국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이 지속되는 한 중소기업 참여도는 지속적으로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베일러 부사장은 "방산 중소기업 급감 사태를 전환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국방 획득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 기회의 전면적 확대, 중소기업 참여를 진작시키기 위한 정책의 현실화, 중소기업 정책 목표에 대한 평가 개선, 중소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편중된 발주 방식의 최소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 마련과 지원자금의 확충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베일러 부사장은 "정부 지원정책이 개선된다면, 방산 중소기업들도 주 계약업체와의 파트너십 강화, 주어진 특혜 요건 및 프로그램 최대 활용, 획득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응찰 노력 등을 해야 한다"며 "즉 입찰에 대한 유연하고도 신속한 참여 역량을 갖추고 입찰 참여 빈도도 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등은 이 같은 어려움에 봉착해있는 미 방산 중소기업계의 현실은 곧 한국 중소기업에게 미국 방산시장이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아니라는 사실과 그 시작은 바로 양국 중소기업 간의 협력 네트워크의 구축과 공고화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베일러 부사장은 미 방위산업진흥회(NDIA)의 회원사 대표로 NATO Industrial Advisory Group(NIAG)의 미국 대표를 맡고 있고, 최근 수년 동안 한·미방산협의회(DICC) 미국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동시에 Industry Trade Advisory Committee(ITAC)의 일원으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및 미국 상무부와 협력해 미국 무역 정책 수립에 참여하고 있고 American Shipbuilding Suppliers Association(ASSA)의 이사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