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이태원 참사 막는다”…홍대 명동도 핼러윈 인파 대응

26~27일 이태원·홍대 사전점검
10월 27일~11월 1일 이태원·홍대·명동·동성로 국장급 파견
ICT 기반 현장인파관리시스템 적용, 서울시도 '지능형 피플 카운팅' 도입

김남형 기자|2023/10/19 17:24
정부가 핼러윈 기간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집중 관리하면서 '제2의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로 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서울 이태원 뿐만 아니라 홍대 명동 등 주요 지역에도 국장급을 파견해 현장을 관리하고, 재난안전시스템을 고도화해 위험을 사전에 파악한다.

19일 행정안전부는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이한경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핼러윈 대비 인파관리 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행안부와 보건복지부, 경찰청, 소방청을 비롯해 17개 시도 등 26개 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번 핼러윈 데이(10월 31일)는 화요일이어서 직전 금요일인 오는 27일과 주말인 28∼29일 많은 인파가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거리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에버랜드, 롯데월드 등은 일찌감치 올해 핼러윈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매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던 유통가와 외식·숙박업계도 대부분 관련 마케팅을 하지 않으면서 예년에 비해 사회 곳곳에서 핼러윈 분위기가 다소 잦아들었다. 하지만 참사 현장인 이태원 대신 홍대입구 등으로 인파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행안부는 이달 27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인파 밀집 위험도가 높을 것으로 보이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과 홍대·명동 거리, 대구 동성로 등 4개 지역에 국장급 상황관리관을 파견해 관계기관과 합동 상황관리를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인파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태원, 홍대 2곳은 26일부터 27일까지 행안부 주관의 사전점검을 실시해 인파관리 위험요소를 선제 조치할 예정이다. 골목길의 좁은 정도와 경사, 바닥이 평탄한지 여부, 불법 건축물과 주정차 차량 등 보행 방해 요소, 보행 동선과 도로 통제 대중교통 증차·무정차 등 인파관리 대책을 꼼꼼하게 점검한다.

이번 인파관리 대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과학적인 인파관리 대응 방안이다. 행안부는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인파밀집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는 현장인파관리시스템 개발을 완료해 10월말부터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기지국 접속 정보를 수집·분석해 밀집도를 모니터링한다. 서울시도 폐쇄회로(CC)TV를 통해 단위 면적당 인원수와 인파 밀집도를 자동으로 측정하고, 위험 징후를 알려주는 '지능형 피플 카운팅' 시스템을 도입해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한남동 카페거리, 용리단길 등 6곳에 설치했다.

그밖에 지자체 부단체장을 중심으로 비상근무계획을 미리 세워 소방·경찰 등과 유기적인 협조 체계를 구축해 신속한 상황공유 및 통제와 구조·구급 등 현장조치가 이뤄지도록 했다. 순간적인 인파밀집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현장 점검을 통해 위험 징후 발생 즉시 이동식 확성기, 사이렌, 재난문자 등으로 시민들에게 위험 상황과 행동요령을 안내하도록 했다.

이한경 본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올해 핼러윈 축제에서는 개선된 인파관리 대책을 국민들이 더욱 체감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이태원뿐만 아니라 전국 여러 곳에서 많은 인파가 참여할 수 있는 만큼, 관계기관과 17개 시도에서 인파밀집에 대한 준비상황을 점검해 미비한 부분을 즉시 보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