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국제 분쟁에 늘어나는 난민...탈북민 해법부터
2023/10/24 09:15
난민과 비슷한 의미의 단어로 유민이 있다. 나라 잃은 국민이나 일정한 주거지 없이 떠도는 이들을 지칭한다.
한국 고대사에서 발해는 고구려 유민들이 세운 대표적인 유민 국가였다. 졸본부여 유민들이 남하해 백제 건국의 토대가 됐다는 설도 있다.
선조실록에는 임진왜란 때 조선에 투항한 이를 지칭하는 항왜에 대한 기록도 있다.
군사 3000명을 이끌고 왜군으로 참전한 김충선(사야카)은 투항해 78회에 걸쳐 왜적을 물리는 공을 세웠다. 그는 왜란 뒤 병자호란에도 활약했고 위패를 모신 곳이 지금의 대구 녹동서원이다.
세종실록에는 북방의 약탈자였던 여진족 장수 거아첩합이 귀화해 조정으로부터 집과 노비를 받고 아들은 관직에 올랐다는 기록이 있다. 여진족 귀순정책의 일환으로 고위급 귀순자를 크게 우대했다고 한다.
현대사에는 6.25 전쟁 당시 전란을 피해 남쪽으로 내려온 피란민은 이북 실향민으로 불린다. 일부에선 이들을 비하해 삼팔따라지라는 속칭으로 불렀다.
따라지는 풍채가 보잘것없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고 삼팔은 38도선에서 나온 말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 집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1억840만 명이 넘는 사람이 강제로 이주해 살고 있고 이들이 대부분 난민 혹은 난민과 유사한 지위라고 한다.
난민기구는 난민을 경제 난민, 전쟁 난민, 환경 난민 등으로 분류한다.
우크라이나, 시리아, 아프카니스탄, 팔레스타인까지 국제사회 곳곳의 분쟁이 늘면서 전쟁 난민 숫자도 늘고 있다.
경제적 난민은 200만명으로 급격히 늘어난 중남미 이민행렬 (캐러밴)이 대표적이다.
이민자에 관대했던 조 바이든 행정부도 최근 멕시코 국경지대에 이들을 막기 위한 추가 장벽 설치에 나섰다. 정부의 부패와 무능으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다 못해 국가 탈출이 이어지며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부담도 그만큼 급증하고 있다.
중남미 캐러밴이나 우크라이나 난민 등의 고통은 먼나라 일만은 아니다. 정치적 박해와 굶주림, 인권부재 속에 고향을 탈출하는 탈북 난민 이슈가 최근 다시 국제적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이 이들을 강제 북송한데 이어 추가 강제 북송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어서다. 경중을 가릴 일이 아니지만 캐러밴이나 탈북민이나 두 행렬 모두 첨단과 풍요의 시대라는 21세기 인류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우리 정부의 역할이 어느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