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수도권부터 먼저 왔어야” “영남 중진 차출? 유권자 바보아냐”
수도권 원외위원장들 '매운맛' 토론회
당정 관계·대통령실 등 성역없이 질타
'서울도전' 하태경 의원 토론회 주최
박지은 기자|2023/10/3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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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유권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냉정하고 무섭다. 영남에서 할 수 없이 끌려온다고 표를 주겠느냐? 스스로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표도 받고 수도권에 도움이 된다."(구상찬 서울 강서갑 당협위원장)
부산 해운대갑을 떠나 서울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수도권 원외 인사 토론회에서 나온 이야기다.
수도권 원외 인사들은 당과 대통령실의 관계부터 영남 중진 차출론 등 혁신위에 대해 아쉬움을 내비쳤다.
문 당협위원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대통령 선거 때 우리가 이뤘던 연합이 모두 깨졌다"며 "2030 젊은층, 중도 부동층은 완전히 이탈했다고 보여진다. 이 부분을 다시 끌어모으고 연합 세력을 구축해야 총선에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실, 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게 국정을 이끌었느냐는 데 심각한 반성이 따라야 한다고 본다. 혁신위가 통합을 먼저 내걸었는데, 혁신 안건을 먼저 이슈화해 처리하고 통합의 길을 갔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용남 전 경기 수원병 당협위원장은 "당보다 중요한 당원은 없다. 그 당원이 1호 당원(대통령)이라도 마찬가지"라고 운을 뗐다. 김 전 당협위원장은 "지금까지 왜곡된 대통령실과 당의 관계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떠난 민심을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또 "혁신위원회가 약효 두 달짜리 스테로이드 주사가 돼선 안 된다. 어떤 눈치도 봐선 안 되고 금기가 있어서도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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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택 경기 수원을 당협위원장은 "2020년도 김재원 당시 최고위원 등 몇몇을 서울에 전략 공천하지 않았느냐? 근데 결과가 어땠느냐.(모두 낙선)"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막말로 영남 다선 의원들 온다면 서울 금천, 관악, 도봉 이런 데로 보내야 한다. 마포, 강남, 과천, 분당 갈 게 아니다"라며 "그런 데 가는 사람들이 선당후사지 영남에서 안되서 오는 형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또 "영남의 정치적 세대교체를 해야지 수도권으로 옮긴다는게 당의 혁신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 위원장은 "김기현 대표가 끌려와서는 전혀 도움 안 된다. 스스로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혁신위의 언급으로) 중요한 무기를 스스로 해체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구 위원장은 이어 "수도권에서 다음 총선에 반타작 못하면 (정권이) 식물인간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혁신위가 이태원 참사 추모, 광주 갈 게 아니라 수도권 아픈 곳부터 두루 다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의 지역 조직 운영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천강정 전 경기 의정부갑 당협위원장은 "지금 우리 당은 24개 당협위원장을 공석으로 비워뒀다. 당협위원장을 공천 하든 안 하든 자리를 채워서 당원도 모집하고 활동해야 하는데 아쉽다"고 했다. 이병학 인천 계양갑 당협위원장은 "지난해 전국 기초의회에 젊은 청년 의원들이 대거 당선되는 고무적 현상이 있었다"며 "지금 와서 보면 당에서 너무 청년 의원들을 소홀히 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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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연 연수갑 당협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끌어안아야 한다. 그분들 신당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랬다간 수도권은 직격타"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또 "보수색채 지나치게 강화하기 보다 중도층 국민에게 어필하고 그들 끌어안을 수 있는 민생 대안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토론회를 마친 후 "전국 원외위원장 총회 개최를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했다"며 "이날 토론에서 나온 내용을 혁신위에도 전달하겠다. 혁신위를 질타하는 내용도 나왔지만, 결국은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신 말씀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