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정부 재난대응 훈련 실시

31일 '2023 감염병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진행
훈련 주제는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국내 최초 발생

양가희 기자|2023/10/31 14:00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유행을 예견하고 사전에 실시된 '감염병 재난대응 훈련'이 이번엔 사람이 조류 등 동물인플루엔자에 국내 처음으로 감염되는 상황을 가정하고 열린다.

질병관리청은 31일 보건복지부 등 7개 관계부처 및 기관이 참여하는 '2023 감염병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2019년 이후 4년만에 재개된 이번 훈련은 질병청이 감염병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처음 실시하는 안전한국훈련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12월 질병청은 미래 팬데믹 가능성이 높은 병원체로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가능성을 예측했고 모의훈련 실시 등을 통해 2020년 1월 코로나19 유행이 발생하자 잘 대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참여자들은 위기 발생 시나리오를 받으면 위기 관리 매뉴얼에 따라 실제 상황과 동일하게 대응해야 한다.

이번 주제는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의 국내 최초 발생'으로, 동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사람까지 감염되는 시나리오를 상정한다. 인체감염 외에도 가축과 야생동물을 포함한 포괄적인 방역 대응 협업체계가 점검될 예정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조류인플루엔자는 가금류 외에도 돼지, 개, 고양이 등이 감염되며 2020년 이후 보고된 인체감염 치명률은 약 30%다.

질병청은 조류인플루엔자 등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동물인플루엔자가 코로나19 이후 유행 감염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세계보건기구(WHO) 및 국내외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이번 주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참여 부처·기관은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서울특별시, 관악구보건소, 국립중앙의료원, 서울특별시보건환경연구원 등으로 평상시 사람과 동물의 감염병을 다루는 업무를 맡고 있다.

훈련은 실행기반과 토론기반 두 분야로 구성된다. 실행기반 훈련에서는 관계기관 합동 현장역학조사, 노출자 및 확진환자 관리, 현장대응 지원기구인 권역대책반의 운영, 기관 간 협조체계 가동 등 실제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 상황 발생 시 필수적으로 필요한 대응체계를 점검한다.

토론기반 훈련 시간에는 최초 확진자 발생 후 신속하게 추가 환자 발생의 위험도와 질병의 영향력을 평가하여 감염병 재난 위기 단계를 결정하고 관계기관에 전파하는 기능을 확인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각 분야별 대응방안과 위험소통 및 2차적 피해예방을 위한 범부처 대책도 논의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국내에서도 최근 고양이한테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는 등 종간 장벽이 무너지고 이에 따라 인체감염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기에 이번 주제를 선정하게 됐다"며 "이번 동물인플루엔자인체감염증 훈련을 통해 관계 부처 및 기관별 역할을 다시 한 번 숙지하고, 위기 발생 시 신속한 공동대응이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