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운하, 역대급 가뭄에 통행량 감축…연말 화물대란 우려
파나마 당국, 운하 통행 선박 수 점차 축소
가뭄에 가툰호수 수량 전례없는 수준으로 감소
선미리 기자|2023/11/0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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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나마운하청(ACP)은 오는 3~6일 일일 운하 통행 가능 최대 선박 수를 31대에서 25대로 20%가까이 축소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30일 32대에서 31대로 축소한 이후 약 한달 만에 다시 통행 선박 수를 대폭 감축한 것이다.
ACP는 "가툰호수 수량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면서 "물 절약 및 보존을 위한 비상운용에도 운하 유역 강수량에 따른 통행 선박 추가 감축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해수면과 높이 차이가 있는 파나마 운하는 갑문 사이에 물을 채우거나 빼면서 선박을 계단식으로 이동시키는데, 이 때 가툰호수의 담수를 끌어다 쓴다. 하지만 올해 가툰호수 주변에 역대급 가뭄이 이어져 파나마 운하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파나마 기상청은 가툰호수 주변의 10월 강수량이 195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또 파나마 당국은 운하 이용 선박의 흘수(물속에 잠긴 선체 깊이) 제한도 44.0피트(13.41m)로 유지한다. 흘수를 제한하면 배를 물속에 덜 가라앉게 하기 위해 선박의 선적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
일련의 조치로 파나마 운하 주변의 병목 현상 심화와 연말 화물대란이 빚어질 전망이다. 또 내년까지 통행 제한이 이어질 경우 연간 단위로 계약하는 해상 운임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파나마 당국은 철도와 고속도로 등 대체 운송 수단을 확보하고 사전 예약 시스템 활용을 적극 홍보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