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해진 서울 청약시장…비싼 분양가에 ‘국평’도 1순위 미달

정아름 기자|2023/11/08 16:39
서울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 견본주택을 찾은 관람객들이 내부에 마련된 단지 모형도를 둘러보고 있다./전원준 기자
최근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서 서울 청약시장에서 '국민평형'(전용면적 84㎡) 아파트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실시한 서울 도봉구 '도봉금호어울림파크' 1순위 청약에서 5개 주택형 중 전용 84㎡ 2개 주택형이 미달됐다.

미달된 주택형은 84㎡B(32가구)와 84㎡C(19가구)다. 청약경쟁률은 3.94대1, 1.32대 1을 각각 기록했다. 입주자 모집가구 수만큼 청약통장은 들어왔지만 예비청약자 500%을 채우지 못해 1순위 미달이 났다. 단 2가구만을 모집한 84㎡A만 1순위에서 끝났다.
도봉금호어울림파크 전용 84㎡형 분양가는 8억3310만~9억 590만원으로 책정됐다.

앞서 지난달 청약을 실시한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도 전용 84㎡에서 청약 1순위가 미달됐다. 전용 84㎡ 7개 주택형 중 2개 주택형(84㎡D·E)이 미달이 났다.

이문 아이파크 자이 전용 84㎡ 분양가는 전 가구가 11억원을 초과하는 가격에 나왔다.

저조한 청약 경쟁률은 낮은 청약가점으로 이어졌다. 이문 아이파크 자이는 8일 당첨자 발표 결과 당첨가점 최저점이 32점에 불과해 부양 가족이 없는 1인 가구도 당첨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점이 나온 주택형은 84㎡D였다. 청약 가점은 84점이 만점으로 부양가족 수(35점), 무주택 기간(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 등으로 구성된다.

이문 아이파크 자이와 같은 이문뉴타운에서 지난 8월 공급된 '래미안 라그란데' 전용 84㎡ 주택형이 69점인 것을 감안하면 불과 두 달 여만에 청약 수요가 대폭 사그라든 것이다.

분양가가 계속 오르면서 자금 부담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전용 84㎡ 미만 가구에 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분양가 부담에 실질금리도 높아 중도금 대출이자 금리도 부담이 커졌다"며 "규제 완화로 청약 추첨제 물량이 늘어나 자금 여유가 있는 청약 저가점자들에게는 내 집 마련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