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및 여성 근로자 증가로 ‘임금 불평등’ 현상 다시 심화
조성준 기자|2023/11/15 14:35
|
15일 한국고용정보원이 고용노동부의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2008~2022년 시간당 임금 격차 추이를 분석한 '최근 임금 격차 특징과 원인' 보고서에 따르면 고임금과 저임금의 격차는 2020년까지 줄어들었다가 이후부터 다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0에 가까울수록 평등, 1에 근접할수록 불평등을 각각 의미하는 지니계수로 시간당 임금의 불평등 정도를 측정했을 때 고임금과 저임금의 격차는 2018년 0.349에서 2020년 0.325로 줄었다. 그러나 2021년 0.327과 2022년 0.332로 다시 늘었다.
2020~2022년 임금을 가장 적게 받는 1분위의 시간당 임금 상승 폭은 2020년 8807원에서 2년후 9062원으로 2.9% 오르는데 그친 반면, 임금을 가장 많이 받는 9분위는 같은 기간동안 2만9317원에서 3만1933원으로 11.2% 올랐다.
이처럼 '조금 버는 사람의 임금은 조금 오르고, 많이 버는 사람의 임금은 많이 오르는' 추세로 다시 바뀐 현상에 대해 보고서는 인구 분포 변화와 고령층 및 여성 근로자의 증가를 이유로 들었다.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인구 5135만명 가운데 864만명으로 가장 큰 비중(약 17%)을 차지하고 있는 50대는 근속·퇴직·재취업 근로자들이 섞여 있어 임금 불평등이 비교적 심한 연령대다. 그런데 전체 근로자 분포에서도 50대 이상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임금 불평등'도 심해졌다는 것이다.
낮은 임금을 감수하면서도 일하는 고령층과 여성들이 최근 들어 많아진 것도 이 같은 현상의 또 다른 요인으로 풀이된다. 저임금 근로자들을 연령별로 나눴을 때 49세 이하 모든 연령층은 2020년 대비 2022년에 숫자가 줄었으나, 50세 이상에서는 모두 증가했다. 이 중 65세 이상 남성과 여성은 같은 기간동안 각각 18.3%와 36.0%나 늘었다.
장사랑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노동 수요공급 구조 변화에 따른 '임금의 양극화' 현상이 강화되면서 임금 격차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며 "적극적으로 일하려는 고령층이
증가하는데 따른 저임금 일자리의 양산이 주 원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