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체험·섬진강 ‘뷰’ 즐기고, 100년 고택서 ‘하룻밤’

농식품부 '농어촌민박' 관광객 유혹
'반디·고와라민박' 등 전국 3만3000여곳
누리집서 영업 상태·소방시설 정보 제공

조상은 기자|2023/11/27 06:00
붉게 물든 단풍이 하나둘씩 떨어지면서 무르익어 가는 늦가을 정취를 느끼기 위한 상추객(爽秋客)의 마음도 바빠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너른 평야를 훤히 조망할 수 있는 100년 훌쩍 넘은 고택(古宅) 또는 유유히 흐르는 맑은 계곡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농어촌민박'이 내외국인 관광객들의 늦가을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농어촌민박'은 일반 숙박시설 설치가 불가능한 농어촌 지역의 주택을 활용해 투숙객에게 취사, 숙박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예외적으로 허용된 시설로, 농어촌 지역의 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도입됐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의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 개방' 누리집에 올해 11월 기준 등록 신고된 숙박업종 중 농어촌민박은 3만3000여 개소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등록 숙박업종의 44.3%를 차지하는 것이다.

농식품부와 행안부는 전국 곳곳 산재해 있는 농어촌민박 관련 정보를 올해 4월 17일부터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 개방' 누리집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농어촌민박 사업장 정보 공개는 미신고 숙박업소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 대책의 일환이다. 해당 누리집에서 농어촌민박 사업장의 명칭, 소재지, 영업 상태, 소방 시설 등 28개 항목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누리집에서 일반숙박업과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 등 11만4000여 개의 모든 신고·등록 숙박업 현황을 조회할 수 있다. 이상만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농어촌민박사업 정보 개방을 시작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국민 편의를 향상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투숙객의 안전을 담보하는 차원에서 농어촌민박사업자의 재난안전보험 가입 의무화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농어촌민박에서 하룻밤을 묵을 계획이라면 여행 전 행안부 누리집의 '재난배상책임보험 시설 정보'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불법 숙박 영업으로 의심되면 행안부의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한편 농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는 2013년부터 농촌관광사업 이용자에 대한 편의를 제공하고 사업자의 시설 및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매년 농촌체험휴양마을, 농어촌민박, 관광농업 사업자를 대상으로 '농촌관광등급'을 평가해 제공하고 있다.

이와 관련 1등급 농어촌민박의 대표 사례로 '반디민박', '고와라민박', '산에는 꽃이 피네' 등을 꼽을 수 있다.

전북 임실군에 위치한 '반디민박'은 독채형 민박으로 1일 1팀만 받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300여 평의 넓은 잔디마당에서 유유히 흘러가는 섬진강의 고즈넉한 풍경을 볼 수 있는 '뷰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한겨울에 뜨뜻한 황토구들방 아랫목에서 부모님 또는 아이들과 고구마나 감자를 까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정취도 느낄 수 있다.

경북 청송군의 '고와라민박'은 백석탄 포트홀, 방호정, 신성리공룡발자국과 유네스코 지질공원 '신성계곡'을 끼고 도는 맑은 계곡물을 지척에서 보고 들을 수 있다.

민박의 주인장이자 청송 백자 제작기법 전수자인 이상훈 도예작가가 운영하는 가마터에서 도자기를 직접 빚고 구울 수 있는 값진 경험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2020년부터 농촌관광 '1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전남 나주시의 '산에는 꽃이 피네'는 명실상부 국내를 대표하는 농어촌민박이다. 현 민박 주인장의 5대조가 1919년 건축한 백년고택을 민박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고택의 흙 담장 산책길을 걷다 보면 100여 년이 훌쩍 넘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몸소 체험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웰촌포털' 누리집에서 농촌관광 등급 평가 관련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농식품부-농어촌공사-아시아투데이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