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한국 ‘망 사용료’에 백기 들어… “통신사 XX들” 이용자 분노
한제윤 기자|2023/12/06 17:36
아마존닷컴이 보유한 글로벌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국내 서비스 종료를 공지한 가운데, 망 사용료에 대한 관심이 모였다.
트위치는 6일 오전 공지 사항을 통해 2024년 2월 27일, 국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서비스 종료 이유로는 운영 비용이 너무 높다는 점을 꼽았다. 댄 클랜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한국에서 트위치를 운영하는 데에 드는 비용은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며 "화질 관련 P2P 모델을 도입해 테스트하고, 최대 화질을 720P로 조정해 비용을 다소 절감해 보기도 했으나, 다른 국가 대비 10배 비싼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로 운영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트위치는 그간 한국에서 현저한 손실을 안고 힘겹게 운영을 지속했으나, 더는 운영을 지속해 나갈 방법이 없다"라며 "이번 결정이 매우 어렵고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서비스 종료 후 국내 시청자는 트위치의 유료 상품을 살 수 없고, 스트리머들도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 국내에서는 트위치 접속도 불가능해진다.
내년에 한국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힌 댄 클랜시 트위치 CEO /트위치 캡처 |
이런 결정에 일각에서는 클랜시 CEO가 언급한 '다른 국가 대비 10배 비싼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에 시선이 모이기도 했다. '네트워크 수수료'는 통신사에서 부여하는 '망 사용료'를 가리킨다. 콘텐츠 제공사(CP·Contents Provider)라면 국내외 사업자를 불문하고 통신사에 지급해야 하는 비용이다.
대신증권이 2022년 10월 4일 진행한 리서치에 따르면 당시 트위치는 연간 500억 원 수준의 망 사용료를 납부하고 있었다. 이후에도 트위치 트래픽은 꾸준히 증가해 망 사용료가 900억 원까지 치솟았고, 결국 트위치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비용이 커졌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SKT, KT, LG U+ 등 통신사에 대한 비판 여론도 상당하다. 통신사가 CP에게 과도한 망 사용료를 받으려 했기 때문에 이용자 피해로 이어졌다는 것.
/X 트렌드 키워드 |
이날 한동안 X(옛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검색어에는 '통신사 XX들'이라며 욕설이 붙은 단어가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키워드를 검색하면 "(트위치의) 한국 매출이 18억인데 망 사용료가 900억이면 말이 안 되기는 한다. 트위치 서브 종료는 당연한 수순", "통신사 XX들 제대로 하는 게 뭐냐? 망 사용료 좀 어떻게 해 봐라", "통신사 XX들 작년에도 간신히 28GHz 주파수 취소 안 당하려고 간당간당 모면한 XX들이 돈만 받아먹고 이게 민영화의 실체다. 무슨 경쟁을 하면 가격이 내려가, 서비스 품질만 내려가고 재투자가 없는데" 등의 비난이 단시간에 공감과 '좋아요'를 얻으면서 이목을 끌었다.
한편, 트위치의 한국 철수 결정에 네이버와 아프리카TV 등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을 서비스하거나 서비스 예정인 매체는 반색을 표하고 있다. 네이버는 오는 19일 '치지직(Chzzk)'의 오픈 베타테스트를 스트리머 대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전날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비공개테스트(CBT)를 선보여 호평을 얻었다고 알려졌다. 테스트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정식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또한 트위치에서 방송하던 스트리머들이 플랫폼을 잃게 되면 이들 중 다수가 유사한 플랫폼인 아프리카TV로 유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기대감은 이날 종가 기준 아프리카TV 주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