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불출마에 김기현 결단 촉구하는 與…이용호 공개서한 “대표직 내려놓으시라”

김기현은 공식일정 없이 숙고 중

박지은 기자|2023/12/12 14:45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윤(親尹)' 핵심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김기현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김 대표에게 공개서한에서 "저의 소견으로 대표님의 희생과 헌신이 불출마나 험지 출마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럴 책임도 그럴 이유도 없다"며 "지금 당 대표로서 응답하는 정치적 책임일 뿐이므로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게 제가 만나본 많은 국민들의 요청"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대표님께서 오늘 일정까지 중단하신 것을 보면, 당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헌신할 방법을 놓고 깊이 숙고 중인 것이 아닌가 짐작한다"며 "대표님을 향한 여러 요구는 이 시점에 당 대표라는 사실 하나 때문이다. 너그러이 생각해주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내려놓고 잠시 멈추면 더 큰 길이 열리지 않겠습니까. 대표님의 앞날을 응원한다"고 서한을 맺었다. 만약 김 대표가 물러나면 윤재옥 원내대표가 당 대표직을 대리해 내년 총선까지 지휘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선거 국면에서는 공천관리위원장, 선거대책위원장이 전면에 나서는 만큼 당무의 조율자 역할을 윤 원내대표가 맡게되는 셈이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22대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역사의 뒤편에서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 번 백의종군의 길을 간다. 이번엔 제가 갖고있는 마지막 공직인 국회의원직"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보다 절박한 것이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총선 승리가 윤석열 정부 성공의 최소한의 조건"이라며 "그래서 제가 가진 마지막을 내어놓는다"고 했다.

장 의원은 "이제 떠난다. 버려짐이 아니라 뿌려짐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자신 이후에 친윤, 지도부,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 혹은 수도권 험지출마 발표가 이어져 나오길 기대한 것이다. 그는 또 "부족하지만 저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여권에선 장 의원에 이어 김 대표의 결단에 눈길이 쏠렸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예정됐던 지도부의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 참석도 빠진 채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장 의원의 결단을 높게 평가했다. 국민의힘 합류를 앞둔 조정훈 의원은 "정치인에게 불출마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그만큼의 무게를 우리가 인정해드려야 한다"며 "이 파장이 얼마나 오래, 길게 갈지는 후속 조치에 달려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신지호 전 의원은 "장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큰 물꼬를 튼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 전 의원은 "김기현 대표 본인도 스스로 불출마 선언을 하거나 공천관리위원회를 띄우는 등 후속 조치를 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