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신중’ VS 아시아나 ‘속도’…M&A 동상이몽

이지선 기자
2023/12/13 06:00

HMM, 코로나19 거치며 호황기
해운 운임 급등으로 잉여금 쌓아
안정적 경영 책임질 새 주인 물색
아시아나 높은 부채로 손실 늘어
계열사 분리 매각 등 합병 총력

올 M&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HMM과 아시아나항공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바다와 하늘길을 책임진다. 두 회사의 매각 작업에 우리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HMM은 코로나19를 거치며 호황기를 맞았고, 아시아나항공은 위기에 빠지며 희비가 갈렸다. HMM은 높은 영업익에 이익 잉여금만 10조원 넘게 쌓아둔 상황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부채만 12조원을 넘기고 결손금도 1조원을 훌쩍 웃돌고 있다. 업계에선 물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곳간에 여유가 있는 HMM에 대해서는 신중한 매각을, 영업활동으로 이자 갚기도 벅찬 아시아나항공은 빠른 인수합병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HMM의 이익 잉여금은 10조6585억원에 달한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결손금만 1조434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영업이익은 흑자를 기록했지만 높은 부채 탓에 이자 갚느라 오히려 손실이 더 늘어난 탓이다.
두 회사는 모두 산업은행 등 정부 채권단이 관리하다가, 현재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을 아시아나항공 인수자로 선정했고, 대한항공은 세계 경쟁당국을 대상으로 3년째 기업결합 절차를 밟고 있다. HMM은 지난 8일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 후보군이 압축된 단계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각각 우리나라 국적 항공·해운사인 만큼 적절한 시점에 새 주인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재무지표가 크게 악화된 상황이라 항공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빠른 통합으로 자금을 수혈하고 영업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3분기 말 기준 부채만 약 13조원(연결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2000%를 넘긴다. 별도 기준으로 봐도 부채 총계만 12조원에 가까워 이자 비용만 올해 3분기 누적 3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대한항공이 합병을 염두에 두고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를 인수했고, 아시아나항공은 그 자금으로 빚을 갚긴 했으나 여전히 부채는 쌓여있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경영진도 최근 화물 사업부를 떼어 내는 결단을 내리면서 합병에 총력을 쏟고 있다.

반면, HMM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상황이다. 코로나19 기간동안 해운 운임이 급등하면서 막대한 영업이익을 올려 잉여금을 차곡차곡 쌓아뒀기 때문이다. 이를 기반으로 선박을 발주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신중한 매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터져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유일 선사의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리하게 매각을 추진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인수 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채권단의 매각 대상 HMM 지분은 전환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했다는 가정 하에 38.9% 수준으로, 매각가는 6조원 후반대다. 중견기업인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이 HMM 매각 최종 입찰에 뛰어들었지만, HMM보다 자산 규모가 약 20조~30조가량 적은 상황이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기 위해서는 재무적 투자자와 손잡거나, IPO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HMM 노동조합이나, 주주들은 현재 인수후보들의 자금 조달 능력에 의문을 표하는 이유다. 업계에서도 해운 발전을 위해 투자해야 할 HMM의 이익잉여금이 인수 자금이나 다른 용도로 유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하림 측이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보유한 1조7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전환 유예를 요구, 늘어난 배당금으로 인수 자금을 마련하려 한다는 오해를 사는 것도 이 때문이다.

HMM 노조는 이날 오전 대통령실 앞에서 매각 반대 1인 시위까지 벌이면서 "해운산업의 주축인 HMM의 매각을 유보하고, 신중한 인수 후보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HMM 매각을 서두를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운임이 하락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 정상화 수순이고, 당분간 영업 환경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HMM 입장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다운사이클을 대비할 수 있는 든든한 새 주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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