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민주당 오명 쓴 채 다 죽어…피난처는 이낙연 신당”

주영민 기자|2023/12/13 08:54
이낙연 전 국무총리. /송의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던 신평 변호사가 13일 친명(친이재명)·비명(비이재명)간 계파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민주당 안에 있으면 오명을 뒤집어쓴 채 독 안에서 다 죽는다. 그 피난처가 바로 이낙연 신당"이라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1대 총선의 반복이다. 이 판국에서 민주당의 본류를 유지하고 건전하고 이성적인 진보세력을 살리는 방법은, 다시 행해질 무자비한 숙청에서 벗어날 피난처(haven)를 만드는 방법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신 변호사는 "그러나 이 신당은 잠정적인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무겁고 부끄러운 짐으로 변해가고 있는 운동권세력은 신당창당에 의해 타격을 입고, 또 국민 사이에 팽배한 반운동권 정서를 고려하면 총선에서 많이 약화될 것이다. 이때 신당을 통해 살아남은 본류의 세력은 다시 민주당을 진보의 가치에 충실한 정당으로 재건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이낙연 전 총리가 신당 창당의 결심을 굳히자 김민석 의원이 그를 '사쿠라'라고 몰아세웠다"며 "'사쿠라'는 박정희 정권 시절이나 그 후 이어진 권위주의 정권 시절, 정권과 일정 부분 협조 혹은 은밀한 야합을 하던 야당 정치인을 비난, 공격하기 위하여 붙인 멸칭이다"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우리의 기억에서 아득히 사라진 이 요상한 용어를 김 의원이 21세기에 다시 끌어내며, 당의 한참 선배인 이 전 총리 공격대오의 선두에 섰다"며 "이렇게 하여 벌어진 '사쿠라 투쟁'의 본질은 운동권세력과 민주당의 본류인 건전한 진보세력과의 쟁패이다. 틀림없이 이 전 총리는 역사가 그의 등에 짊어지운 책무를 생각하며 신당 창당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2020년 당대표 이해찬 선생은 자신의 원대한 구상인 '민주당 장기집권'을 위해 첫발을 공천과정에서 내디뎠다"며 "당의 중진들이 대거 포함된, 일사불란한 당정책 실현에 방해가 되는 20인 정도의 명단을 작성한 뒤 하나하나 이들을 제거해 나갔다. 공천을 위한 여론조사고 뭐고 다 허식이었다. 적극적인 조작까지 들어갔다. 한 마디로 살벌한 무법천지"라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이들을 숙청하고 생긴 빈 자리에 강경세력인 '처럼회' 회원들을 넣어 운동권세력에 우호적인 들러리를 만들었다"며 "그후 언론법 개정, 검수완복의 입법 등의 이니셔티브를 취하며 장기집권의 토대를 마련하려고 애썼다. 어느 정도 작업의 진척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20년 장기집권' 혹은 '50년 장기집권'까지 무난하게 길을 닦았다고 자찬(自讚)했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당대표를 떠난 뒤에도 민주당의 과점주주로서 민주당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 그는 이번 총선을 맞아 압도적 막후실세로 움직여 왔다"며 "운동권세력과는 결이 다른, 민주당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을 숙청, 제거하기 위해 다시 민활한 행동에 착수했다. 숙청의 독 안으로 쥐들을 점점 몰아넣었다. 조금만 더 있으면 독 안으로 완전히 몰아넣은 뒤 다 처리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신 변호사는 "'사쿠라 투쟁'의 결말은 이 투쟁을 유발시킨 이해찬 선생, 김민석 의원 등 운동권세력의 패퇴일 것"이라며 "이것이 국민의 여망이다.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 그래야 우리는 발전의 수레바퀴를 끊임없이 굴리는 역사의 법칙을 신뢰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