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양손잡이 경영으로 ‘보험 명가’ 위상 되찾는다
디지털 강화로 온·오프라인서 영업
보장성 보험 차별화로 '톱2' 공고히
내년 지주사 전환···성장동력 확보
사업 다각화·계열사간 시너지 기대
최정아 기자|2023/12/17 18:30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그동안 강조해온 경영 방침이다. 본업인 보험 사업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증대하는 동시에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게 그의 전략이다.
올해 교보생명은 IFRS17(새 회계제도) 도입으로 치열해진 업계 실적 경쟁에 무리하게 뛰어들지 않으면서도 업계 2위 자리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내년에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종신보험 등 보장성 보험 경쟁력을 강화해 '톱2' 지위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디지털 등 보험 영업채널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도 영입했다.
교보생명은 상생금융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달 초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저축성 보험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보험업권 공동으로 새로운 상생금융상품를 준비 중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8일 임원인사를 통해 남상우 전 하나손해보험 디지털전략본부장을 디지털마케팅 상무로 영입했다. 신 회장이 매년 강조해온 디지털 마케팅 등 영업채널 다변화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교보생명은 내년 1월 초 신 회장이 주도하는 2024년도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신 회장이 디지털 분야에 힘 준 이유는 올해 IFRS17 도입으로 보장성 보험 확보가 수익성에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 등으로 전통적 보험영업 방식인 전속 설계사 채널만으로는 치열해진 영업 경쟁 환경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신 회장이 올해 경영의 키워드로 '디지털과 혁신'을 강조한 이유다. 신 회장은 지난 8월 창립 65주년 행사에서도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고객경험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품 경쟁력에도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교보생명은 보험영업실적 보다는 투자실적을 높이며 순이익을 끌어올렸다. 올 상반기 생명보험사 주력상품이었던 단기납 종신상품을 판매하지 않았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교보생명은 강점인 종신보험을 기반으로 향후 보장성 보험 차별화에 방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내년 터닝포인트를 맞는다.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지주사 전환을 계획 중이기 때문이다. 핵심은 주요 FI인 어피니티를 설득하는 것이다. 다만 교보생명은 풋옵션에 관여한 어피니티 핵심 인력이 교체된 만큼, 전면전으로 치닫던 이전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보고 있다. 어피니티 1세대 경영진이 물러난 상황을 감안하면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 카드로 FI를 설득할 여지가 더욱 커졌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주사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 교보생명의 자산운용경쟁력, 판매 채널 다변화 등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생명 측은 "업황이 인구구조변화,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 신성장 동력 발굴, 관계사간 시너지 창출 등을 통한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지주사 전환 추진 작업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생금융도 적극 나선다. 교보생명은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지난 8월 '교보청년저축보험'을 내놓은 데이어, 내년에는 생·손보업권 통합 상생금융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