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기술, KF-21 전투기 ‘메타버스 정비’ 시대 활짝

가상공간에서 운용자와 제작사 엔지니어 만나 기술지원
시간·비용 대폭 절감…무기체계 가용도 높여 전투력 향상

이석종 기자|2023/12/20 17:00
육군 장병이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장갑차 정비교육을 받고 있다./제공=타임기술
야전에서 사용하던 무기체계가 고장을 일으켰을 때 가상현실의 세계에서 사용자와 제작사의 관계자가 만나 정비를 하는 '메타버스 정비' 시대가 열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하고 있는 한국형 전투기 KF-21(보라매)의 원격 고객지원 체계다. 이 체계는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기술이 적용된 메타버스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메타버스란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을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한다. 기존의 가VR보다 진보된 개념으로 가상적으로 향상된 물리적 현실과 물리적으로 영구적인 가상공간의 융합을 의미한다.
이 체계를 활용하면 현장의 운용요원이나 정비요원은 언제, 어디서든 제작사의 엔지니어와 3차원 가상현실 공간에서 만나 실시간으로 기술지원을 받을 수 있다. 수천 페이지가 넘는 정비 기술교범은 전자식 기술교범(IETM)으로 만들어져 이미 태블릿 PC 속으로 들어갔다.

타임기술이 개발한 메타버스 기반 회전익 항공기 원격 고객지원 체계 화면./ 제공=타임기술
KAI가 개발한 이 체계의 VR 컨텐츠 개발에 참여한 타임기술은 지난 10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23)에서 첫 선을 보이며 수많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KAI 홍보관 한쪽에 자리잡은 '종합군수지원(IPS)존'에서 소개된 메타버스 기반 원격 고객 지원 체계는 3D 데이터를 기반으로 항공기 내부 부품의 고장 여부를 원격으로 살펴볼 수 있다.

때문에 항공기 제작사인 KAI의 엔지니어가 직접 이 항공기를 운용하는 공군부대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공군의 정비요원과 3D 데이터가 구현된 가상 공간에서 만나 기술지원을 할 수 있다.

이 체계를 경험한 사람들은 △실물과 같은 유사한 경험 제공 △실물보다 안전하고 통제된 환경 제공 △다양한 시나리오 경험 가능 △실물 대비 비용 및 시간 절감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육군 장병이 타임기술의 메타버스 기반 원격 고객지원 체계를 체험하고 있다./제공=타임기술
이 체계 개발에 참여한 타임기술은 방산분야 기술번역을 기반으로 성장해 IPS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폴란드에 수출된 KAI의 FA-50 경전투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현대로템의 K2 전차 수출 사업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

주양효 타임기술 대표는 "최근 IPS 분야에서도 메타버스 개념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타임기술은 이러한 기술 분야에서도 선두에 서고자 한다"며 "항공 군수 분야 세계 최초로 3D 도해가 적용된 KF-21 전자식 기술교범을 활용한 메타버스 기반 원격 고객 지원 체계는 비용 절감 및 지원 시간 감소를 통해 무기체계의 가용도 향상과 전장에서의 무기체계 운용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 대표는 "이를 통해 타임기술은 더욱 고도화·첨단화되는 무기체계에 맞게 IPS 요소를 개발할 수 있는 업체임을 증명했다"며 "IPS업체로서는 최초로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데 더해 한 발 더 나아가 코스닥에 상장되는 최초의 IPS업체가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