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탄압받던 천덕꾸러기 검사에서 집권 여당 구원투수로
박지은 기자|2023/12/2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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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엘리트 특수통 검사 출신이지만 정치신인인 집권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까지 앞으로 남은 110일 당을 총선 승리로 이끌지 관심이 쏠린다.
한 전 장관이 집권여당 비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승리로 이끈다면 윤석열 정부의 황태자로 정치권에 화려하게 등장하면서 단숨에 차기 유력 대권후보까지 올라설 수 있겠지만 총선이 야당의 승리로 끝날 경우 윤석열 정부 전체가 급격하게 레임덕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당으로서도, 한 전 장관 본인으로서도,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도 상당한 부담을 안고 쓴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2001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한 전 장관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대검찰청, 법무부, 청와대 등 주로 요직에서 근무한 엘리트 검사로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사건 수사를 위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합류하면서 '대기업 저승사자'라 불렸다.
그의 승승장구는 문재인 정부 초반에도 이어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제3차장검사를 맡아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비리를 주로 수사했고 2018년 4월 9일에는 이 전 대통령 사건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에 나서 구속 기소를 발표한 장본인이었다.
잘 나가던 그도 2019년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하고 이른 바 '조국 수사'가 시작되면서 검사 생활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수사를 지휘한 한 전 장관은 수사 내내 당시 여권과 마찰을 빚었다. 유시민 당시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2019년 9월 24일 '노무현재단 유튜브'에서 한 검사장을 겨냥해 "정경심 교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책임을 져야 한다. 인사조치 당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한 전 장관은 일선 수사 현장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으로 2020년 1월 부산고등검찰청 차장검사로 좌천을 당했다. 또 같은 해 3월 이동재 채널A 기자가 한동훈 검사장과 공모해 취재원을 협박한 것 아니냐는 '검언유착' 의혹 사건 뒤 한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다시 밀려났다.
지난해 3월 윤 대통령이 당선되자 서울중앙지검장이나 검찰총장에 기용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 예상을 깨고 법무부 장관이 기용됐고, 20개월여간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