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농업 미래 100년 이끌 ‘청년농’ 키운다
농식품부, 2027년까지 3만명 육성
내년 5000명 月 최대 110만원 지원
농지 선임대-후매도 사업 등 추진
"창업 초기 소득 보장해 정착 도울 것"
조상은 기자|2023/12/27 06:00
전국 곳곳 현장에서 농식품부의 든든한 지원 아래 MZ 청년농이 100년 'K-농업'을 견인하는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농식품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가 바로 농업 분야에서의 청년창업 지원 대책이다.
우선 농식품부는 청년농업인의 창업 초기의 소득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신규 또는 영농 경력 3년 이하 청년농업인에 정착지원금을 지급하는 영농정착지원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청년농업인은 최장 3년간 매월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올해 선정 인원은 4000명으로 대폭 늘었다. 지난해에 비해 2배 증가한 것이다.
또한 지원금액도 월 최대 100만원에서 110만원으로 확대됐다. 2024년 예산이 더 확대돼 올해 대비 1000명을 더 선발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내년 총 5000명의 청년농업인을 선발할 계획"이라며 "농림사업정보시스템 통해 내년 1월 31일까지 신청하면 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의 올해 신규 사업으로는 '농지 선임대-후매도 사업'과 '농업스타트업단지 사업'을 꼽을 수 있다.
'농지 선임대-후매도 사업'은 자금 부족으로 농지를 구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청년농들에게 최장 30년간 농지를 임대로 지원하고, 후에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올해 18.8ha 규모로 운영됐다.
'농업스타트업단지 사업'은 지능형농장(스마트팜) 운영을 희망하는 청년농에게 농지를 정비해 임대 지원을 목적으로, 올해 사업 규모는 7.7ha이다.
농식품부가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자금' 대출금리 2%에서 1.5% 인하, 지원한도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 융자금 상환 기간 15년에서 25년으로 연장 그리고 지능형농장 설치 자금 지원 '청년 스마트팜 종합자금 상환기간 15년에서 25년으로 확대, 일시적 영농 위기 발생 대비 상환유예제도 신설 등 청년농의 창업 자금 마련의 기회를 쉽게 하는 대신 자금상환 부담을 대폭 덜어주는 각종 제도를 운용해 현장에서 호평받았다.
이 같은 농식품부의 청년농 육성 정책은 MZ 청년농의 특급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농식품부의 각종 정책적 지원으로 MZ 청년농이 초기 어려움을 극복하고 농업 현장의 주연 역할을 굳건히 하고 있어서다.
농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의 '2023년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우수사례 수기 공모전'에서 선정된 '청년농업인 20인 우수사례 이야기'는 현장에 뿌리를 내리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MZ 청년농의 생생한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우선 전북 남원에서 딸기농장을 운영하는 권태경 씨(31세, 여)의 꿈은 건축설계사였다.
하지만 한평생 농업을 해 온 부모님의 피를 물려받은 권 씨 역시 뼛속까지 농업인이었다.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했지만 국내 유일 농업 분야 특화 대학 한국농수산대학교에 입학한 권 씨는 졸업 후 의무영농기간을 채우기 위해 부모님 농장으로 돌아오면서 본격 농사에 뛰어들었다.
현재 부모님의 유기농 생산단지 8만 평에 후계농업경영인 육성 자금으로 마련한 5000평을 더해 총 8만5000평 규모의 농지를 유기농 생산단지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연간 유기농 농산물 50톤 이상을 생산하고 있고, 2021년부터 친환경 쌀 곡주 시제품도 제작하고 있다.
유기농 노지 채소, 자체 유기농 쌀 브랜드 '추어미' 판매 등으로 2022년 연 매출 1억8000만원을 달성했다. 어릴 적 그렇게 듣기 싫어했던 '시골 딸내미' 별칭이 이제는 권 씨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것이다.
전국 군산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김태현 늘솜농장 대표(37세, 남)의 이력은 남다르다.
30년 간 서울 생활 특히 11년 이상 요식업에 종사하면서 농사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생 궤적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2019년 초까지 광화문, 홍대 등 서울 번화가에서 요식업을 하던 김 대표의 마음 한구석은 언제나 텅 빈 것처럼 공허했다.
일에 치이고 서울 생활에 지쳐갈 무렵 귀농한 지인들을 찾아 무작정 떠났던 강원도 휴가가 해방구의 열쇠가 됐다.
아침 일찍부터 흙을 밟고 허리를 숙여 양배추를 수확하고, 해가 지면 막걸리 한잔으로 지인들과 하루의 노고를 풀면서 귀농에 대한 꿈을 키운 것이다.
과감히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무작정 네덜란드로 떠나 스마트팜에 관해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 온 김 대표는 2019년 3000시간에 달하는 스마트팜 보육사업 교육 및 실습을 이수했다.
군산시 임대형 스마트팜 단지에 입주한 김 대표는 1600제곱미터 규모 3연동 하우스에서 스마트팜 기술을 활용 흰 딸기와 설향을 동시 수확해 2022년 기준 연 매출 1억원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