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기업대출 힘 쏟은 5대 은행…“올해는 가계대출 증가 예상”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1년 새 1241억원 감소
주담대 증가했지만 '신용대출' 수요↓
기업대출 전년 대비 약 9% 증가
회사채 시장 경색 등 영향
기준금리 인하 예상에 올해 가계대출 수요 증가 예상

정금민 기자|2024/01/03 18:09
지난 1년간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1000억원가량 감소한 반면, 기업대출은 60조원이 넘게 늘었다.

이는 금융당국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를 예고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에 나선 데다 고금리 영향으로 신용대출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은행 대출에 눈을 돌리는 기업 수요가 늘었고, 은행들도 기업금융 중심으로 자산 성장을 추진하면서 기업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2조4094억원으로 전년(692조5335억원)보다 1241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기 누적된 이자 상환 부담으로 신용대출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실제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106조4851억원)은 전년(118조9807억원) 대비 12조4956억원 감소했다. 반면 시장금리 하락과 부동산 규제 완화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소폭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주담대 잔액(529조8922억원)은 전년(513조1343억원)보다 16조7579억원 증가했다.

가계 대신 은행 문을 더 두드리는 건 기업이었다. 기업 대출 잔액은 767조3139억원으로 지난 2022년 말(703조6747억원) 대비 63조6392억원 증가했다.

대기업대출의 증가세가 중소기업대출보다 가팔랐다. 구체적으로 대기업 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29.36% 증가했다. 105조4609억원에서 136조4284억원으로 30조9675억원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630조8855억원)은 전년(598조2137억원) 대비 32조6718억원(5.46%) 증가했다.

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연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데다 정책자금이 시중에 풀릴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는 기준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큰 만큼 가계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반면 기업대출의 경우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사태 등을 지켜보며 보수적으로 영업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