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중간배당금 한수원 국책과제 이행에 부담…“고정가격 보상방식 필요”
한전 중간배당금 요구에 절반 부담
해외 원전수주 금융조달 등 우려
손실보전 위한 고정가격 보상방식 필요
이서연 기자|2024/01/0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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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수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두 차례에 걸쳐 한전에 총 1조560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지급해야 한다. 이는 지난 2022년 연간 배당금 1360억원과 비교해도 10배가 훌쩍 넘는 금액이다.
게다가 APR1400 원전 1기 건설에 드는 평균비용이 5~6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수원의 이익잉여금은 총 15조607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론 자회사중 한수원이 가장 여유가 있는 것은 맞지만 재무상황 악화로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하게 된다면 발행 금리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한수원 측에 최소한 판매단가라도 확보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올해 신년사에서 황주호 사장이 밝힌 '전기요금 안정화'와 '신한울 3·4호기 적기 준공' 목표를 병행하려면 정부승인차액계약(VC)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VC는 발전사업자와 전력구매자가 정부의 승인하에 계약물량과 가격을 사전에 정하고 도매전력가격과의 차액을 정산하는 제도다. 지난 2022년부터 도매 전력시장 개편 방안으로 VC도입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나 한전의 재무악화로 인해 잠정 중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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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2018년 kWh당 62.1원이었던 원전 정산단가는 2023년 kWh당 56.2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2020년 13.2%를 기록했던 이익률은 2021년 8.5%, 2022년 6.1%까지 낮아졌다.
앞서 황 사장 역시 꾸준히 VC제도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피력해왔다. 저원가 발전기인 원전은 연료비 예측에 대한 부담이 다른 기저 전원과 비교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원전에 VC를 적용하면 한수원은 안정적인 수익을 누릴 수 있고, 한전은 저렴한 가격에 전력을 구매할 수 있어 SMP 급등에 따른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업계관계자는 "현실적으로 VC를 당장 도입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필수"라며 "하루빨리 한수원의 재무건전성을 개선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투자, 수출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