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전남·광주 지역 휩쓴 성회장, 정체는
김영진 기자|2024/01/06 23:00
|
회장님으로 불린 남자
광주광역시의 허름한 골목에 위치한 한 민속주점. 문어숙회나 족발이 맛있어 계절 맛집으로 소문 난 이곳에는, 양복을 입은 품격 있어 보이는 이들이 자주 드나들었다고 한다. 지역 경찰·검찰 관계자나 국회의원 비서관 등 여러 인사들을 이끌고 주점에 왔다는 남자는, 건설 관련 사업으로 지역에서 재력가로 통했다는 성 회장. 치안감 계급인 경찰청장과도 각별한 사이여서, 그와 가까이 지내면 승진할 수 있다는 무성한 소문의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여름, 전남과 광주 지역의 경찰 간부 몇 명이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전·현직 경찰 5명이 구속되고 8명이 직위해제 되었는데, 성 회장에게 인사 청탁을 주고받거나 성 회장의 지인이 받던 수사에 편의를 봐준 혐의였다. 심지어 치안감 계급인 전임 경찰청장과 검찰 수사관마저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사건 브로커'임이 알려져 구속된 성 회장, 그를 둘러싼 소문은 사실이었던 걸까?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 그러니까 운명하신 거지.
인정을 하겠단 뜻이거든요."
- 전남·광주 지역 경찰 간부
지난해 11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전남경찰청장을 역임한 김 전 치안감이 돌연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인사 청탁의 명목으로 성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전달받았다는 혐의로 입건된 지 하루 만이었다. 그의 죽음을 시작으로 몇몇 고위 인사들의 이름도 언급되며 수사 범위는 점차 확대되었다. 광주의 민속주점이나 골프장을 아지트 삼아 은밀하게 승진인사를 청탁하고, 지인의 사건 수사 무마에 대한 거래를 해왔다는 브로커 성 회장.
어떻게 2020년대에 이런 무모한 인사 청탁과 사건 거래가 가능했던 걸까? 광주경찰청 고위 간부와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자신의 인맥을 과시했던 성 회장은, 가상화폐 사기를 벌인 지인 탁 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해달라며 경찰 간부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지인 탁 씨로부터 무려 18억 원이 넘는 돈을 받은 걸로 추정되는 성 회장. 지인 탁 씨가 기소 중지되거나 구속영장이 번번이 기각된 이유는 그 돈과 관계있는 걸까?
225개의 비밀 녹음파일, 성 회장의 정체는?
"조사 가서 받아봐. 가면 잘 해줄 거야.
영장을 못 칠 거야. 칠 수가 없어. 내가 그거 대비도 하고 있다."
- 성 회장 녹음파일 中
제작진은 취재 도중 한 제보자로부터 외장하드를 받았는데, 그 안에 브로커 성 회장의 목소리가 녹음된 225개의 음성파일이 담겨있었다. 인사 청탁이나 탁 씨 사건의 수사 무마를 위해 접촉한 간부급 경찰의 이름을 거론하거나, 돈을 주고받은 비밀장소를 언급하기도 하는 성 회장. 전남·광주 지역을 휩쓴 스캔들의 실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회장님으로 알려진 성 씨의 과거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는 6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