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대화에 中 발끈…내정 간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 자국 먹칠한다고도 주장
아태는 강대국 게임하는 바둑판 아니야
협력 핑계로 배타적 작은 울타리 제조 반대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2024/01/08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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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닝(毛寧)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일 인태 대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 "중국은 한미일 대화 공동 성명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과 관련한 부당한 내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관련 국가들이 협력을 핑계 삼아 배타적인 작은 울타리를 만들고 중국 내정을 거칠게 간섭하면서 중국을 먹칠하고 대립과 대항을 선동하는 것을 강하게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남중국해 정세는 전반적으로 안정돼 있다. 중국은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을 수호하는 동시에 당사국들과 대화로 의견 차이를 처리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면서 "일부 역외 국가들이 남중국해에서 무력을 과시하면서 대립을 선동하는 것은 평화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비판했다.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 않았으나 미국이 최근 필리핀과 함께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실시한 공동 순찰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을 듯하다.
이보다 앞서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산하의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역시 한미일이 인태 대화에서 대만해협 평화를 강조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중국 발전을 저지하려는 집단적 시도"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특히 신문은 자국 국제관계 전문가들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인태 대화는 중국을 공동의 적으로 간주하려는 미국의 전략에 한국과 일본이 체스판의 졸(卒·pawn) 역할을 하도록 요구받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한미일 3국은 지난 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1차 인태 대화를 열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남중국해에서 국제법을 무시하는 중국의 행위 등 인도·태평양의 주요 위협에 함께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바 있다. 동시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국제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적이라는 입장 역시 확실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