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 비트코인 현물 ETF 11개 상장 승인

일반투자자·기관, 주식·뮤추얼펀드처럼 쉽게 매매 가능해져
290억달러 가상화폐 보유 그레이스케일 신탁, ETF 전환 가능성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2024/01/11 08:11
2021년 5월 12일 홍콩의 트램에 표시된 가상화폐 비트코인 광고./AP·연합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11개의 상장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일반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보유 ETF를 11일부터 주식이나 뮤추얼 펀드처럼 쉽게 매매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거래소에 계좌를 개설하고 막대한 수수료를 부담하고 비트코인을 구매해야 했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도 지금까지 회계규정이나 규제 등의 이유로 비트코인을 쉽게 매입할 수 없었지만, 이번을 계기로 현물 ETF를 자산 포트폴리오에 간편하게 편입할 수 있게 됐고, 이 기관들의 대상·고객들도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
이번 결정으로 약 290억 달러의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이 ETF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고, 블랙록·아이셰어즈·피델리티 등 전통적인 자산 운용사들도 비트코인 펀드를 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가 전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현물 ETF 상장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이날 4만60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지난해 1월 1만7000달러의 2.7배 수준이다.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최소 6개의 비트코인 선물 ETF는 선물계약을 이용해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노출돼 있지만 종종 비트코인 가격에서 벗어난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이미 상장된 대표적인 비트코인 선물 ETF인 BITO는 미국 시카고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계약을 구입해 보유하는 구조다.

2021년 2월 캐나다에서 세계 최초 비트코인 현물 ETF인 BTCC가 상장됐지만, 미국에서는 선물과 현물은 성격이 다르다는 이유로 현물 ETF의 승인이 번번이 보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