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에 술 먹고 50년 함께 산 아내 살해한 70대男, ‘징역 20년’ 확정
"1000만원 대출 받아달라" 거절당하자 흉기로 때려
알코올중독으로 인한 심신미약 주장…法 안 받아들여
김임수 기자|2024/01/2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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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73)의 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배우자 B씨(사망 당시 68세)에게 '당신 명의로 된 집을 담보로 1000만원을 대출받아달라'고 말했다가 거절당하자 흉기로 머리를 30여 차례 때려 숨지게 함 혐의를 받는다.
가장으로서 A씨는 가족을 경제적으로 부양하지 못하고 자녀들이 자신의 부인과만 교류하는 데 열등감을 느껴 수십 년 전부터 술에 취하면 아내를 때리는 등 폭력적 행위를 일삼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아내에게 불을 질러 죽이겠다며 라이터로 집 안방 옷가지를 태워 현주건조물방화미수죄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기도 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하지만 1·2심 재판부는 A씨가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던 상태가 아니라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아버지가 어머니를 살해하는 지극히 참담한 상황을 겪게 된 피해자 자녀들의 심적 고통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크고, 한 자녀는 사건 현장을 목격하기까지 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