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 김기춘, 파기환송심서 징역 2년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징역 1년2개월

김채연 기자|2024/01/24 16:20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시절 정치 성향에 따라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지원을 배제한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합의6-1부(원종찬·박원철·이의영 부장판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 등 7명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 기일을 열고, 김 전 실장에게는 징역 2년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는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에게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6년을 구형한 바 있다.

김 전 실장 등은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단체나 인사 등의 이름과 지원 배제 사유를 정리한 문건(블랙리스트)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토대로 정부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배제한 혐의 등으로 2017년 2월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김 전 실장은 1심에서 지원배제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을, 2심에서는 1급 공무원에 사직을 강요한 혐의가 추가로 인정돼 1심보다 높은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020년 1월 대법원은 직권남용죄에 관한 법리 오해 등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선고를 마친 뒤 "직권남용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오늘 유죄 판단 나온 부분에 대해 동의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재상고하겠다"는 짧은 답변만 남기고 법원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