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참여기업 인터뷰(1)] 가천대 연계 기업 앰플리튜드코리아 이주한 대표, “기업의 필요 인재를 확보하는 좋은 제도”

산업용과 의료용 펨토초 레이저(Femtosecond Lasers)와 광학모듈을 국내외에 공급하는 한국 법인

박초아 기자|2024/01/29 13:31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는 대학과 중소, 중견기업이 계약(협약)을 체결해 현장실무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이다. 기업에서는 인력양성에 필요한 교육비의 일부를 부담하고 대학은 기업의 수요에 맞추어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개발, 운영함으로써 기업에 맞춤형 인재를 공급할 수 있다. 

협약한 기업의 인사기준을 반영해 대학과 기업이 학생을 공동 선발하고 채용을 약정하기 때문에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는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 확정된다. 2학년부터는 직장인으로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4년제 학사학위는 3년 만에 2년제 전문학사학위는 1년 6개월 만에 취득할 수 있다. 

아시아투데이는 실제 사례 인터뷰를 통해 사업의 이점, 우수성을 알리고자 이번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으며 관심이 있는 학생, 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알려지지 않은 실제 정보를 소개한다.


앰플리튜드코리아는 산업용과 의료용 펨토초 레이저(Femtosecond Lasers)와 광학모듈을 국내외에 공급하는 법인으로 프랑스 보르도와 파리가 본사인 앰플리튜드 레이저 그룹의 한국 계열사이다. 이주한 대표는 2021년 가천대학교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교수로 출강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학과 겸임교수로서 학생을 가르치고 회사의 직원으로 채용도 하고 있다. 기업의 대표로서, 학교의 교수이자 업계의 선배로서 학생들을 만나고 가르치면서 그는 조기취업형 계약학과가 빚어낼 미래의 모습에 앞으로도 많은 희망을 품고 있다. 


 

교수직과 함께 참여 기업으로 출발

펨토초 레이저는 산업용 레이저 중에서도 펄스 주기가 가장 짧은 첨단 레이저로서 스마트폰 형상 가공 등 최근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첨단 제품에 응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펨토초 레이저를 개발 및 판매하는 앰플리튜드코리아는 수도권인 경기도 수원시에 소재하고 있지만 반도체 분야의 개발인력을 채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중소기업은 취업준비생들의 인지도와 선호도가 낮기 때문에 필요 인재를 채용하는 데 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기술 분야의 기업일 경우, 해당 업무 수행 능력을 가진 인재 확보가 더욱 어렵습니다. 저희 기업 역시 그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차에 가천대학교 반도체·디스플레이학과의 학과장님으로부터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를 소개 받게 되었습니다.” 

이주한 대표는 가천대 반도체·디스플레이학과의 겸임교수 직을 먼저 제안 받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참여 기업으로도 함께하게 되었다. 앰플리튜드코리아 외에 이주한 대표는 레이저 소스를 이용해 모듈이나 장비를 만드는 아인테크놀러지라는 기업의 대표직도 겸하고 있기 때문에 두 회사에서 각각 1명씩을 채용하기로 했다.


일반 대학생보다 확고한 목표 의식

2021년 가천대학교 반도체·디스플레이학과에서 학생들을 만나며, 이주한 대표는 지금까지 만났던 다른 대학생들보다 훨씬 신선한 자극을 받았다고 말한다. 

“안타깝긴 하지만 지금까지 일반 대학생들을 만날 때는 자기의 진로나 장래희망에 대해 어떤 목표를 세우고 있다는 느낌을 잘 받지 못했어요. 그런데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학생들을 만나니 자기 장래에 대해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는 것이 확연히 느껴졌어요. 면접을 볼 때에도 저희 회사에 입사하고 싶다는 의사를 뚜렷하게 밝힌 학생들이 있었고요.” 

이주한 대표는 반도체·디스플레이학과에서 반도체 공정이나 디스플레이에서 레이저가 쓰이는 공정 등을 거쳐 현재는 공학개론을 가르치고 있다. 이런 수업들은 앰플리튜드코리아와 아인테크놀러지에서 일할 경우, 바로 업무에 적용이 가능한 내용들이었다. 

“저희 회사로 오기로 한 학생을 가르칠 때는 아무래도 제가 아는 업무이다 보니 더 확실하게 가르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직원이 될 학생이라 관심 있게 보게 되는 면이 있고요. 이런 면은 기업에게 유리한 점이자 학생에게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또 학생들을 가르치는 동안에 업무에 관련된 질문 외에도 진로 상담이나 학업에 대한 상담도 많이 받고 있는데 특히 군대를 언제 갔으면 좋을지, 어떤 공부를 더 하면 업무에 도움이 될지 등등을 물을 때면 제자를 넘어 미래의 업계 후배로서 잘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




제 역할을 해내는 엔지니어로 성장하길

앰플리튜드코리아와 아인테크놀러지에는 각각 공정엔지니어와 레이저엔지니어를 채용했다. 2학년 학생으로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도 이주한 대표는 두 직원에게 엔지니어로서의 성장에 필요한 이야기를 자주 건네곤 한다.

“저는 석사와 박사 과정을 미국에서 했는데, 당시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도 방향을 잘 못 잡고 불안해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엔지니어로 계속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곤 합니다. 그것이 반드시 직무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꿈이나 목표와 더 닿아 있습니다. 계속 우리 회사에 함께해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앞으로 5년 후, 10년 후를 꼭 그려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주한 대표는 실력이 탄탄히 쌓이기까지, 먼저 한 명의 사회인으로서 꾸준함과 끈기도 갖춰야 함을 강조한다. 

“12년 사업을 하는 동안, 젊은 인재들이 물질적인 것에 따라 바로바로 직장을 옮기는 것도 많이 보았어요. 하지만 자신이 어느 정도 무르익은 엔지니어인가 스스로 가늠하면서 꾸준함을 키우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이것은 회사 대표로서도 하는 말이지만, 학교의 교수이자 인생의 선배로서도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대신 회사에서도 인재를 계속 성장시켜주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야겠죠.”

신규 사업 확장에 따라 계약학과 채용 늘듯

앰플리튜드코리아에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학생이 입사하면서 달라진 풍경이 있다. 출근 시간보다 먼저 출근해 업무에 관련된 서적을 보고 있는 학생을 보며, 기존 직원들도 어느새 공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학교에서 수업을 할 때, 틈틈이 공부하란 것을 강조했어요. 특히 젊을 때는 시간을 아껴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말 덕분인지 학생이 일찍 출근해서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또 그 영향으로 기존의 직원들 가운데에서도 점심시간에 업무 관련 서적을 읽는다던지 하는 모습이 곧잘 보입니다.”

이주한 대표는 30~40대 기존 직원들로부터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학생을 정말 잘 뽑았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반갑다고 말한다. 공부하는 태도가 좋고 업무 적응도 빠르다는 말이 꼭 자기 칭찬 같을 때가 많다.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고 성장에 대한 욕구가 있는 좋은 직원을 뽑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직원을 제가 직접 신입생 때부터 면접을 보았다는 것은 행운이고요. 앞으로도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를 통해 좋은 인재를 많이 발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Mini Interview
“학생과 교감하는 기회 가지며 맞춤형 인재를 맞이하길” - 이주한 대표


1. 대표님이 경험하신 조기취업형 계약학과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신입생 면접을 볼 때, 제가 직접 가서 학생들을 만나기 때문에 학생의 초기 모습까지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수로서 수업을 하면서 학생의 열의와 도전의식, 수업 태도 등으로 다시 한 번 ‘우리 회사와 잘 맞을 인재인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수업 때 저희 회사를 오기를 원하는 학생과 교감하면서 가르치다보니, 해당 학생이 저희 회사에 와서 근무를 시작했을 때 적응이 훨씬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맞춤형 인재만 양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학생이 서로 얼마나 좋은 합을 맞출 수 있는지 먼저 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2.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반도체·디스플레이학과 학생들에게 “이 중에는 훌륭한 공직자가 나올 수도 있고 대기업의 중역이 나올 수도 있고 한 회사의 대표이사가 될 사람도 있을 것이다. 20년 후에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만날지 꼭 생각해봐라.”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를 선택한 만큼 자신이 가고자 하는 목표를 확고하게 잘 세우고 그에 맞게 걸어간다면, 원하는 바를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