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더 싸게”…대형마트, 1년 내내 초저가 경쟁

김지혜 기자|2024/02/01 07:47
31일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2월 가격파격 선언' 상품들을 소개하고 있다./이마트
"결국은 가격이다."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고물가에 소비시장이 위축되면서 대형마트들이 초저가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1년 내내 '물가안정'을 내세우며 초저가를 돌파구로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오프라인에 올 수밖에 없는 콘텐츠로 리뉴얼에 집중했던 대형마트들이 그래도 마트의 본질은 '가격'이라는 판단에 고물가 시대에 맞춰 공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31일 이마트는 올해 초 연중 진행하겠다고 밝힌 '가격파괴 선언' 행사의 2월 할인 품목으로 소불고기와 양파, 냉동만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제 1인분에 2만원으로 금(金)겹살이 된 삼겹살도 고객 요청으로 1월에 이어 2월에도 초저가 판매를 이어간다. 오히려 1월보다 100g당 100원을 더 싸게 판다.
설 명절을 맞아 명절 음식 위주로 품목을 정했다.

이마트는 "고물가가 오래 이어진 탓에 어느 때보다 명절 먹거리 비용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돼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품목으로 정했다"면서 "이를 통해 유통업계의 가격 할인을 유발해 고객 이득을 배가시키려고 한다"고 밝혔다.

'가격 파괴' 정책에 소비자들의 반응도 컸다. 지난 5일부터 29일까지 판매한 '가격파격 삼겹살'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 판매가 늘었다. 대파 시세가 폭등했던 시기에 나온 '가격파격 대파'도 고객들을 불러모으며 81% 구매가 증가했다.

이마트는 한채양 대표의 전략이 통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는 할인점만 봤을 때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9조94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3% 줄었고, 영업이익도 756억원으로 34.3%가 감소했다. 그만큼 절박하다.

지난 2년간 '물가안정'을 내걸고 반값의 '당당치킨' 등을 히트시킨 홈플러스도 설을 맞아 명절 필수 아이템을 집중적으로 가격 할인 행사에 들어간다. 특히 2월 1일부터 5일까지는 축산, 과일, 수산 등 20여종의 먹거리 상품을 역대급 할인혜택으로 제공하는 '홈플 5일장'을 열어 최대 반값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설 명절을 앞두고 계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국내산보다 30% 저렴한 '미국산 계란'을 판매하며 가격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롯데마트 역시 초저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2월부터 초저가 상품을 내세운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이마트가 월 단위로 핵심 3대 식품과 가공식품·일상용품 40개 상품을 선정해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는 것보다 더 세분화시켜 주 단위로 1품목만 선정해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한마디로 집중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먹거리, 생활필수품 등 소비자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상품들을 판매하는 곳으로 물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마트에 와야 할 이유는 저렴한 가격에 있는 만큼 고물가 상황이 지속하는 한 마트의 가격 경쟁은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