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센복지협회장 “대통령실 설 선물에 한센인 얘기 담겨 감사”

김현민 기자|2024/02/02 11:05
대통령실 설 선물상자./대통령실
대통령실이 전달한 명절 선물 포장에 교회·성당 그림, 기독교 기도문 등이 삽입돼 불교계의 불만이 제기된 가운데 김인권 한국한센복지협회장이 해당 포장을 제작한 한센인들의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2일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보내는 '대통령 설선물 그림 관련 한센인들의 바람과 마음'이라는 제목의 서신을 통해 "대통령실의 설 선물에 우리 한센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며 "태어난 순간부터 외면당했던 우리 인생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그저 행복하고 황송할 따름"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그림 속 십자가로 인해 상처받는 분들이 생긴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든다"며 "소록도에만 살다보니 소록도 근처 문화재를 그림에 담은 것뿐인데 그 그림이 다른 분들에게는 또 하나의 편견으로 보였다니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그림 속의 십자가는 외로움을 채우고 버틸 수 있게 하는 우리에겐 걷기 위한 지팡이였고 누군가가 내밀어준 간절한 삶의 손길 같은 것"이라며 "대통령실에서 찾아와준 분들 덕분에 우리의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퍼져나가 많은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더이상 소외되고 외면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소록도 주민뿐만 아니라 모든 한센인의 간절한 바람은 우리 그림으로 인해 벌어진 모든 분들의 오해가 풀리고 다툼 없는 행복한 설날을 맞이했으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