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중국서 이제는 소기업 파산 열풍…갈수록 힘들듯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2024/02/05 17:13
2024/02/05 17:13
당국 자신감에도 中 경제 상당히 어려운 상황
이 와중에 자금난 등으로 소기업 파산 열풍 도래
현실 될 경우 노동자 2억명 타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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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는 지난해 상당한 선방을 했다고 봐야 한다. 외신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5.2%나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5% 전후의 당초 성장률 목표를 가볍게 달성했다. 올해에도 5% 전후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이 성적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성적에 고무된 당국에서는 종종 자신감도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의 전망을 일별하면 올해에는 진짜 쉽지 않을 것 같다. 당장 백척간두의 위기에 직면한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 최근 홍콩 법원에 의해 청산 명령을 받은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사태에서 보듯 줄줄이 파산이 일상이 되고 있다.
이 와중에 최근에는 소기업 등의 잇따른 파산 상황이 경제 전반에 주의보를 울리게 만드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파산하는 기업들이 그야말로 부지기수로 속출하고 있다면 더 이상 설명은 사족이라고 할 수 있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에서 작은 연쇄점 체인을 운영 중인 쉬즈화(許志華) 씨가 "현재 최악 상황으로 내몰린 내 주변의 동료 상인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정말 죽을 지경이라고 할 수 있다. 전국적 현상이라고 한다"면서 혀를 차는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싶다.
직원 10여명 전후 소기업들의 줄줄이 파산이 전체 경제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수천만 개에 이르는 기업들이 약속이나 한듯 대거 흔들릴 경우 얘기는 확 달라진다. 대략 2억여 명 정도가 생업에 위협을 받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이 진짜 한계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면 그렇지 않아도 상황이 심각한 내수 경제도 붕괴 수준으로 추락할 수 있다. 당국에서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중국 경제 전반에는 돈이 돌지 않고 있다. 첸황(錢荒), 즉 돈맥경화라는 의미의 유행어가 다시 전국 각지에서 배회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 위기의 유탄을 맞은 지방은 더욱 이런 현상이 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수가 잘 돌아갈 턱이 없다. 대기업과 중견기업들 뿐 아니라 소기업들이 휘청거리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해야 한다. 중국 경제가 올해는 혹독한 시련에 직면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