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죽음 푸틴 연루 의혹…크렘린궁, “전혀 근거 없어” 부인

나발니의 부인 나발나야, "푸틴, 남편 죽인 이유 곧 공개할 것"
크렘린궁, "근거없고 야만적인 비난"

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기자|2024/02/21 14:50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야 나발나야가 19일(현지시간) 옥사한 남편의 유지를 이어받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독재 정치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나발니 유튜브 채널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자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돌연 옥사한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 죽음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제기에 러시아 크렘린궁은 사실 무근이라 반박했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르 크렘린궁 대변인은 나발니의 부인 율리야 나발나야가 남편 죽음 배후에는 푸틴 대통령이 연루되어있다는 연설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 국가정상에 대한 근거없고 야만적인 비난"이라며 "다만 나발나야가 불과 몇일 전 미망인(남편을 잃은)이 된 점을 참작해 그녀에 대한 논평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독극물에 대한 흔적때문에 친인척에게 시신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나발나야의 주장과 관련 취재진의 질의에 페스코프 대변인은 "솔직히 자신은 그런 연설(근거없는 비난)에 대해 익숙하지 않다"며 "(그녀에 주장에) 어떤 것도 뒷받침될 만한 증거나 확인된 바 없으며 근거없는 비난에 불과하다. 아까 말한대로 윤리적인 이유로 논평하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간)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수감 중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 레오니트 솔로비요프 변호사에 따르면 사망 이틀 전 나발니와의 면회에서 건강상 이상징후가 없었고 나발니 사망 후 수습 절차가 통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나발니 시신 수습절차부터 부검 특히 가슴에 멍이 발견된 경위에 대한 해명 혼선이 있는 등 러시아 내에서 나발니의 사망경위를 두고 혼란이 빚어졌다.

이에 나발니의 부인 나발나야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과 나발니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남편의 유지를 이어받아 푸틴 대통령의 독재정치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나발나야는 사실상 남편 나발니를 이어 러시아 야권의 새로운 지도자로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나발니의 일, 러시아 위해 계속 싸울 것, 나발니 죽음으로 절반 남은 내 심장·영혼, 포기할 권리 없어"라며 "우리는 하나로 뭉쳐서 이 미친 정권, 푸틴, 그의 제복입은 도적들, 그리고 우리나라를 불구로 만든 이 도둑들과 살인자를 향해 공격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