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슈퍼 화요일’ 압승 바이든-트럼프 재대결 운명, 9개주 좌우

대의원 3분의 1 배정 '슈퍼 화요일'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완승
트럼프, 15개주 중 14개주 압승...재대결 확실시
트럼프, 경합 6개주 중 5개주 앞서...바이든 1개주 우세
홍보전서 바이든 우위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2024/03/06 14:13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에서 진행된 '선거일 저녁 파티'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각각 민주당·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재대결이 기정사실화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15개주와 미국령 사모아에서 실시된 경선에서 최고 93%(메인주)의 득표율로 완승을 거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개주에서 실시된 경선에서 버몬트주를 제외한 14개주에서 최고 83%(앨라배마주)의 득표율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에 압승을 거뒀다.

◇ 대의원 3분의 1 배정 '슈퍼 화요일'...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완승
트럼프, 15개주 중 14개주 압승...전·현직 재대결 확실시...버몬트 승리 헤일리, 경선 지속
바이든 대통령은 6일 오전 6시(한국시간 오후 8시) 기준 메인주 외에서도 텍사스(85%)·노스캐롤라이나(87%)·버지니아(89%)·앨라배마(89%)·테네시(92%)·아칸소(89%)·오클라호마(73%)·콜로라도(84%)·유타(88%)·미네소타(71%)·버몬트(89%)·매사추세츠(83%)·아이오와(91%)·캘리포니아(89%)주에서 압도적인 득표율로 완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같은 시간 기준 앨라배마주뿐 아니라 텍사스(득표율 78%)·노스캐롤라이나(74%)·버지니아(63%)·앨라배마(83%)·테네시(77%)·아칸소(77%)·오클라호마(82%)·콜로라도(63%)·유타(58%)·미네소타(69%)·매사추세츠(60%)·메인(72%)·캘리포니아(79%)·알래스카(88%) 등 15개주 중 14개주에서 압승을 거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배정되는 대의원 854명 가운데 같은 시간까지 722명을 추가해 총 995명을 확보했고, 46명을 추가해 89명에 머문 헤일리 전 대사를 압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에서 측근 및 지지자들과 승리를 자축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승리가 우리의 궁극적인 복수"라는 메모를 보냈다.

버몬트주에서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50%의 득표율로 46%에 머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승리했다. 버몬트주의 공화당 대의원은 17명으로 이날 배정되는 전체 854명 중 소수에 불과하지만, 헤일리 전 대사가 경선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헤일리가 버몬트주에서 승리해 트럼프의 석권을 막았다"고 평가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최소한 조지아·하와이·미시시피·워싱턴 4개주에서 프라이머리가 실시되는 12일까지는 경선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12일은 AP통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과반 1215명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한 날이다. AP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19일 대의원 과반(1968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진행된 경쟁위원회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뉴스
◇ 트럼프, 여론조사서 경합 6개주 중 5개주 앞서...바이든 1개주 우세

이렇게 전·현직 대통령의 대선후보 지명이 확실시되면서 향후 관심은 역대 대선에서 당락을 결정한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의 표심에 쏠린다.

바이든 대통령이 7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한 후 2020년 대선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주를 방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미국 선거분석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55명의 선거인단(승자 독식)이 걸린 캘리포니아·29명의 뉴욕 등 11개주에서 215명을 확보할 것으로 확실시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11명의 선거인단이 배분되는 인디애나와 테네시 등 15개주에서 219명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RCP는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19명)·조지아(16명)·미시간(15명)·애리조나(11명)·위스콘신(10명)·네바다(6명) 등 역대 대선을 좌우한 스윙스테이트 6개주에 노스캐롤라이나(15명)·미네소타(10명)주와 선거인단 1명이 걸려있는 메인주 2선거구 등 9개주에서 선거인단 104명을 놓고 두 전·현직 대통령이 경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6개 스윙스테이트 가운데 5개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고 있는 추세는 지난해 말부터 지속돼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전망을 어둡게 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대와 함께 실시해 2023년 11월 5일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네바다(52%대 41%)·조지아(49%대 43%)·애리조나(49%대 44%)·미시간(48%대 43%)·펜실베이니아(48%대 44%)주에서 앞섰고, 바이든 대통령은 위스콘신에서만 47%대 45%로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날 RC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6.5)·미시간(+3.6)·애리조나(+5.5)·위스콘신(+1.0)·네바다(+7.7)주에서 앞서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이 앞선 주는 펜실베이니아(+0.8)뿐이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지아·미시간·애리조나·네바다주에서 다소 안정적으로 앞서고 있고, 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주에서 경합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타나힐스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 '사법 리스크' 트럼프, 막대한 재판 비용에 홍보전서 현직 바이든 우위 전망

다만 연방대법원이 전날 만장일치로 2021년 1월 6일 연방의회의사당 난입 내란(insurrection) 가담 혐의로 대선후보 자격이 없다고 한 콜로라도주 대법원의 판결을 뒤집었음에도 총 91건의 중범죄로 기소된 '사법 리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행보에 지장을 줄 가능성은 여전하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사소송에서 잇달아 패소해 총 4억5230만달러(6000억원)의 지불해야 하는 것도 악재다.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모금한 정치 기금 약 1억2900만달러(1700억원) 중 5000만달러(666억원) 이상을 자신의 재판 비용에 사용했다. 이에 따라 대선 향배를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홍보전에서 현역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밀릴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