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2025 예산안 9600조...‘부자증세’로 10년간 세수 7% ↑ “미 경제서 20%”
바이든 행정부, 7조3000억달러 2025 예산안 의회 제출
'부자증세'로 세수 10년간 7% 확대 "2031년 미 경제서 20%"
"10년간 저·중소득층 세금, 7650억달러 인하"
하원 다수당 공화당 동의 가능성 희박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2024/03/1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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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는 연방정부 세입 구상을 담은 '그린북(Green Book)'에서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고, 재정 적자를 줄이며 처방약·보육·주택 비용을 낮추는 구상을 밝혔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는 8950억달러(1174조원) 규모의 2025 회계연도 국방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대기업 법인세율 현행 15%서 21%로 인상...0.01% 부자 소득세 최저세율 25%
40만달러 이상 소득자 세금 인상...10년간 현행 대비 7% 이상 세수 확대...재정 적자 3조달러 감소
WSJ "2031년 미 경제서 연방 세수 비중 20%...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번 도달"
그린북이 밝힌 세제 개편 구상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7일 국정연설에서 밝힌 '부자증세' 구상을 구체화한 내용이다.
2022년 8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도입한 대기업 법인세 최저세율을 현행 15%에서 21%로 높이고, 상위 0.01% 부자들에 대해 소득세 최저세율 25%를 적용하는 방안을 담았다. 주식 환매에 적용하는 세율도 1%에서 4%로 늘리는 방안이 포함됐다.
아울러 연 40만달러(5억2456만원) 소득자들의 임금·투자 이익·자영업 소득에 대한 세금을 인상해 고령자 대상 공공 건강보험인 메디케어 병원 보험신탁기금 지급 능력을 확보하는 안도 포함됐다.
이러한 세제 개편을 통해 향후 10년간 세금을 현행보다 7% 이상인 4조9000억달러(6428조원) 더 걷게 되고, 재정 적자는 3조달러(3936조원) 줄일 수 있다고 그린북은 추산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대통령의 세금 인상 구상은 2031년까지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연방 세수의 비중을 20%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단 한번 도달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 바이든 예산안 "10년간 저·중소득층 세금, 7650억달러 인하"
하원 다수당 공화당 동의 가능성 희박...11월 5일 대선·총선 후 실현 여부 주목
바이든 행정부는 세출 면에서 육아·주택 등 가계 부담을 줄이는 방안에 주안점을 뒀다. 증세를 통해 격차를 해소하고,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상향 평준화로 경제 성장을 이룬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WSJ은 "바이든 대통령 참모들이 가족 비용 절감에 맞추면 바이든의 재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백악관에 따르면 이번 예산안은 연 소득 40만달러 미만자에 대한 세금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공약에 기초해 중산층·저소득층 세금을 10년간 7650억달러(1003조원) 인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세제 개혁은 의회의 세법 개정을 거쳐야 하는데 현재 하원 다수당으로 '감세 기조'인 공화당이 동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11월 5일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해 4년 임기를 더 확보하고, 같은 날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3분의 1을 뽑는 총선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이 돼야 실현될 수 있지만 그마저도 논의 과정에서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
◇ 미 국방예상안, 8950억달러...태평양 억지력 이니셔티브에 역대 최대 규모 99억달러 배정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국방예산안은 8950억달러로 2024 회계연도 8860억달러 대비 1.1% 인상됐다.
국방예산안에는 대만을 위한 '대통령 사용 권한(PDA)'용 예산 5억달러(6560억원)를 처음으로 포함했다. 태평양 억제력 이니셔티브(PDI)에 역대 최대 규모인 2024회계연도 91억달러 대비 8억달러 증액한 99억달러(13조원)가 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