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독주속 KB국민 선전…베트남 투자 쏠쏠한 하나銀

[4대은행 해외법인 실적]
신한, 해외법인 순익 5천억 육박
하나, 중국법인 흑자전환 덕에 글로벌 순익 15배↑
우리 역성장…"조달비용 증가·건전성 관리 집중"
국민, 인니 부코핀 '아픈 손가락' 여전

조은국 기자|2024/03/19 18:30
국내 4대은행 해외법인의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희비가 갈렸다. 신한은행은 베트남과 일본법인의 탄탄한 수익성 덕에 독주체제를 유지했다.

하나은행은 전년 코로나 여파로 대규모 적자를 냈던 중국법인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해외법인 순익이 십수배 급증했고, 베트남 국영상업은행 BIDV 지분투자 효과도 쏠쏠했다.

KB국민은행은 전년에 이어 손실을 이어갔지만, 인도네시아 부코핀 손실 규모가 대폭 줄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반면 우리은행은 신한은행 다음으로 순익 규모는 컸지만, 11개 법인 중 9곳이 뒷걸음질 쳤다.
19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신한은행 해외법인 10곳이 올린 당기순익은 4824억원으로, 4대은행 중 가장 높은 수익성을 자랑했다. 특히 전년보다 13%가량 순익이 증가하며 신한은행 실적 기여도를 높였다.

특히 베트남법인과 일본법인의 순익 기여도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각각 2328억원과 1270억원을 벌었다.

반면 미국법인인 아메리카신한은행은 지난해 26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자금세탁업무 미흡으로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으로부터 337억원의 벌금이 부과됐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해외법인 11곳에서 1130억원의 순익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 대비 15배가량 급증한 수치다. 특히 중국법인의 영향이 컸다. 2022년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점 폐쇄 등으로 972억원의 순손실을 냈는데, 지난해엔 49억원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캐나다법인과 인도네시아법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

이뿐만 아니라 하나은행이 2019년 베트남 BIDV 지분투자를 실시한 이후 지속적으로 지분법손익을 거두고 있는데, 지난해엔 1228억원을 인식했다. 1조400억원을 투자해 획득한 15% 지분의 시장가치도 2조원에 육박한다. 다만 지분법 손익은 전년(1607억원)보다 줄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해외법인 손실이 대폭 줄었다. 인도네시아 부코핀의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캄보디아 프라삭과 인도네시아 부코핀 등을 포함해 해외법인 5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손실 규모가 2022년 2931억원에서 234억원으로 크게 개선됐다. 캄보디아법인 실적이 절반 이상 줄었지만, 전년 5000억원 이상 순손실을 냈던 부코핀의 손실이 지난해 1733억원까지 개선된 영향이다. 대규모 유상증자와 함께 부실채권을 털어낸 효과다.

하지만 부코핀 여파에 국민은행 해외법인이 마이너스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조기 정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2281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신한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해외법인 실적을 기록했지만,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11개 해외법인 중 홍콩과 미얀마법인을 제외한 9곳의 실적이 모두 줄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해 조달비용이 증가한 영향이 있고,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자산건전성 관리에 집중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은행은 글로벌 수익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글로벌 전략을 새로 짰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에 대해 5억달러 증자 등을 통해 집중 육성하고, 글로벌CIB 영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