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주일 연합사령부 전 단계 합동 기동부대 창설안 검토”

한미일 정상회의 0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2023년 8월 18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프레데릭 카운티의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걸어오고 있다./EPA·연합뉴스

미국과 일본이 미래 연합사령부 역할을 할 새로운 합동 기동부대(task force)를 창설하는 등 1960년 미·일안보조약 체결 이래 최대 규모의 동맹 업그레이드를 계획 중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5명의 인사를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다음달 10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발표할 예정인 양국 작전계획 수립과 훈련 강화를 위한 주일미군사령부 재편 계획에 이 같은 방안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검토 중인 모델 중 하나는 미국 하와이의 인도·태평양 사령부 산하 미군 태평양 함대 소속으로 미군 합동 기동부대를 창설하는 안인데, 함대의 4성 사령관이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본에 보내면서 일본 내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향후 미군의 여러 부대를 포함하는 이 기동부대를 일본으로 이전 배치되는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이 기동부대를 일본에 배치하게 되면 한·미 연합사령부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국장을 지낸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 석좌는 주일미군사령부의 승격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미·일 군사동맹을 구축하는 데 큰 진전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사령부를 부분적으로나마 공동 주둔시키는 것으로 미·일동맹이 한·미동맹의 '파잇 투나잇(fight tonight·오늘 밤에라도 싸울 수 있는 상시 전투태세)'의 모토에 더 가까워져 역내 위협에 대응하는 데 있어 더욱 신속하고 신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시다 총리 0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2021년 11월 27일 일본 도쿄(東京)의 일본 육상자위대의 아사카(朝霞)주둔지에서 10식 전차에 탑승하고 있다./AP^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자국 내에서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3성 주일미군사령관에게 더 많은 작전 권한을 부여할 것을 미국에 오랫동안 촉구해 왔고, 일본이 역내 방위에서 더 큰 역할을 맡게 되면서 일본에 더 많은 미군 고위 장교를 배치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해왔다고 FT는 전했다.

오리키 료이치(折木良一) 전 일본 통합막료장(합참의장 격)은 일본군이 주일미군이 아닌 6200km 거리에 19시간 시차가 존재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조율하는 것은 불편하다며 "미군이 주일미군의 지휘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중국과 북한에 강력한 전략적 신호를 보내는 것이며 억제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모델도 검토되고 있지만, 미국 국방부는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제안한 미·일 합동 기동부대 창설안을 포함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오는 5월 취임하는 새뮤얼 파파로 신임 사령관에게 이를 검토할 기회를 부여하고 싶어한다고 FT는 전했다.

이 신문은 미·일 정부가 어떤 모델을 선택하든 자원 및 인프라, 미군 지휘 체계 문제로 복잡해질 것이라며 미군 내 다양한 군종 간 영역 싸움도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주일미군사령관을 4성 장군으로 높이는 일본 정부의 안에 대해 잭 리드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민주당·로드아일랜드)이 최근 아퀼리노 사령관이 일본과의 접촉에서 훌륭하게 일해왔다며 현재 체계가 적절하다고 평가하는 등 미국 의회 등의 저항에 직면해 있다.

리드 위원장은 '주일미군사령관 4성 장군' 안에 관해 FT에 "미래에 그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 당장은 효과적인 대응을 수행할 수 있는 지휘 체계가 갖춰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