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어 마크롱도 네타냐후에 “라파 공격 말라” 압박

주성식 기자|2024/03/25 13:39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로이터, 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시에 대한 공격 계획을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이 라파에 많은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몰려있다는 점을 들어 공격 감행 시 전쟁범죄에 해당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AFP통신은 24일(현지시간) 엘리제궁 관계자를 인용해 마크롱 대통령이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라파에서 어떠한 방식으로라도 주민을 밖으로 내보내는 행위는 전쟁범죄에 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전쟁범죄 가능성 언급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면 해체를 위해 라파를 겨냥한 대규모 지상전을 계획하는 가운데 제기됐다. 라파에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이후 100만명에 달하는 피란민이 몰려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하마스와 어떠한 전투를 하는 것도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그는 가자지구의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이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휴전 촉구 결의안은 표결에서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좌절됐다.

국제사회에서는 라파에서 군사작전이 이뤄지면 대규모 민간인 살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8일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이스라엘군의 라파 지상작전 계획 중단을 호소했다. 당시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자시티나 칸유니스에서 행해진 것과 같은 대규모 군사작전이 라파에서 실행되는 것에 왜 깊이 우려하는지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한 마크롱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지난 22일 요르단강 서안의 토지 8㎢를 '국유지'로 선언한 데에도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가자지구와 함께 팔레스타인의 두 자치지구를 이루는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통해 점령했다. 전쟁 점령지에 주민을 이주시키는 행위는 국제법 위반이지만 네타냐후 정권은 요르단강 서안에서 정착촌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