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사용’ 한동훈·이재명 나란히 고발…“선거법 지켰어야”

국힘, 李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
한 위원장도 '마이크 사용'으로 고발돼
처벌 전례 있어…"입법 취지 맞게 행동"

김형준,김임수 기자|2024/03/25 18: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2일 충남 서산 동부시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공동취재
4·10 총선을 앞두고 선거 후보자들의 마이크 사용 논란이 끊이지 않으며 선거 이후 수사와 재판을 받을 위기에 놓였다. 법조계에서는 사전 선거운동 기간 동안 마이크 사용을 엄격히 금지한 것이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입법 취지에 따라 조심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25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클린선거본부는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경기 포천시에서 '야외 기자회견'을 빙자한 마이크 사용으로 선거운동을 한 '꼼수 유세' 의혹을 받는다. 선거운동이 아닌 기자회견을 이용해 지지 유세 과정에서 마이크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같은 날 녹색정의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마이크 사용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발했다. 한 위원장이 지난 21일 윤재옥 원내대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마이크를 사용해 지지 발언을 했다는 이유다.
공직선거법 91조 1항은 '공개장소에서의 연설·대담장소 또는 대담·토론회장에서 연설·대담·토론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거운동을 위해 확성장치를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안양시 관양시장을 방문, 이 지역에 출마하는 후보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 마이크 사용은 실제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21년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당시 대구 서문시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고 발언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022년 11월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헌법재판소 역시 지난 2016년 3월 4·13총선에 출마했다가 낙마한 A씨가 마이크를 사용해 경선 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되자 헌법소원을 낸 것을 두고 전원 합헌 결정을 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앞선 처벌 사례가 있는 만큼 여야 대표들도 선거가 끝나고 기소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송규종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공개 장소에서 연설·대담·토론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확성 장치를 사용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기에 선관위 측에서 고의성을 살펴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선거법 전문인 황정근 변호사는 "단순히 마이크를 쓴다고 처벌되는 것이 아니기에 당사자가 참석한 행사장의 특성 등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단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한 경우는 괜찮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공식 선거 운동기간 전까지 마이크 사용 등을 금지한 것은 선거가 과열될 우려가 있고, 불공정하게 진행되면서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 수 있어 법으로서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이라며 "마이크 없이 다니기가 어려운 건 맞지만 이런 선거법 취지에 부합하게 행동했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