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투자’ 인도, 테슬라 전기차 수출기지로 만든다

FT "테슬라, 인도에 20억~30억달러 투자 공장 건설...연 50만대 생산"
"기존 모델보다 작고, 3만달러 미만 전기차 생산...인도, 수출기지 역할 가능성"
블룸버그 "테슬라, 중국 전기차 점유율, 10.5%→6.7%"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2024/04/04 10:19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3월 22일(현지시간) 독일 그륀하이데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디트마르 보이드케 브란덴부르크주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전기차 '기가팩토리' 준공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인도를 새로운 전 세계 수출 기지로 만들려는 계획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테슬라가 인도에 20억(2조7000억원)~30억달러(4조원)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이달 말 부지 조사팀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이 사안에 정통한 2명의 인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 FT "테슬라, 인도에 20억~30억달러 투자 전기차 공장 건설...연 50만대 생산"
한 인사는 20억~30억달러 투자가 초기 투자이고, 향후 배터리 등 부품 생산공장 건설에 수십억 달러가 더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계획이 완성되면 테슬라 인도 공장의 최대 생산 능력은 연간 50만대에 도달할 것이라고 이 인사들은 전했다.

FT의 보도는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분기 10.5%에서 4분기 6.7%로 축소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자료를 인용해 이날 보도한 것과 맞물린다.

FT는 인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한 테슬라의 이번 조치가 인도 정부가 지난달 향후 3년 이내에 자국 내 전기차 생산을 약속한 기업에 대해 고가의 전기차 수입 관세를 인하하는 조치를 발표한 이후 나온 것이라며 테슬라는 인도 투자 전제조건으로 관세 인하를 요구해 왔다고 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3월 31일(현지시간) 인도 미루트에서 총선 첫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인도 총선은 4월 19일부터 6월 1일 사이에 7단계에 걸쳐 실시된다./EPA·연합뉴스
◇ "테슬라 인도 공장, 기존 모델보다 작고, 3만달러 미만 전기차 생산...전 세계 수출 기지 역할 가능성"

테슬라는 인도 정부에 모델3 세단·모델Y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기존 모델보다 작고, 3만달러(4036만원) 미만의 전기차를 생산해 인도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중동·아프리카·남유럽·동유럽으로 수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FT는 보도했다.

테슬라는 내년 말 판매를 목표로 더 저렴한, 전문가들이 '모델2'라고 부르는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지만, 언제·어디서 생산될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테슬라는 검토 중인 새로운 인도 공장 부지는 서부 마하라슈트라·구자라트와 남부 타밀나두 등 기존 자동차 허브가 있는 주가 될 것이라고 이 인사들은 밝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해 6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인도 투자를 촉구했고, 머스크 CEO는 '능력 내에서(humanly)' 가능한 한 빨리 인도에 들어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모디 총리는 인도의 지정학적 경쟁국인 중국이 강력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전기차와 같은 핵심 산업 등 제조업 발전을 위해 수십억 달러의 정부 보조금을 배정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장쑤성 쑤저우항 타이강항 국제컨테이너터미널에 선적 대기 중인 비야디(比亞迪·BYD) 차량들./AFP·연합뉴스
◇ 블룸버그 "테슬라, 중국 전기차 점유율, 10.5%→6.7%"

테슬라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중국 상하이(上海)·독일 베를린에 공장을 가지고 있으며 2026년 가동을 목표로 멕시코에 공장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전기차 판매 하락과 중국 전기차업체의 약진으로 테슬라의 판매 실적은 부진하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전 세계 인도량이 38만68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 하락했다고 전날 밝혔다. 중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분기 10.5%에서 4분기 6.7%로 32%나 떨어진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중국에서 지난 몇 년간 모델3와 모델Y에 의존해 온 사이 비야디((比亞迪·BYD)·리샹(리오토), 샤오펑((小鵬·엑스펑), 그리고 최근에 뛰어든 샤오미(小米)까지 현지의 여러 경쟁업체가 첨단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을 발표해 왔다고 전했다.

특히 비야디는 해치백 스타일·고급 SUV·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모델을 1만달러(1350만원) 미만의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