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AI 탑재 TV로 ‘인도’ 공략… 500만원 프리미엄·50만원 보급형 동시출격

이달만 TV 신제품 두 개
고가·중저가 투트랙 전략
印 프리미엄 AI시장 선점

최지현 기자|2024/04/18 16:56
삼성전자 인도 모델이 삼성 'AI TV'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 프로세서를 탑재해 성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린 2024년형 TV로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8K급 해상도에 최신 AI 기술을 다 녹여내 만든 500만원이 넘는 고가의 TV부터 50만원에 불과한 4K 모델까지 프리미엄 라인업과 보급형 라인업을 수일 간격으로 내놓으면서 현지 맞춤형 세일즈에 들어갔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인도 벵갈루루에 위치한 삼성 오페라 하우스에서 행사를 열고 2024년형 네오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 8K·4K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라인업을 출시했다. 신제품은 3세대 AI 8K 프로세서를 탑재해 전작 대비 처리 속도를 두 배 이상 올리는 등 AI 기능을 앞세운 프리미엄 라인업이다.

신제품의 출시 가격은 가장 고가인 네오 QLED 8K 기준 31만9990루피로, 한화 약 529만원에 달하는 고가다. 철저히 프리미엄 수요를 노린 제품인 셈이다. 최근 인도 내 고가 제품 소비층이 늘어남에 따라 삼성전자도 이 시장에서 모바일과 생활가전의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TV 출시 성공을 위해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달 말까지 신제품 라인업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사전 주문 혜택을 제공한다. 지불한 금액의 최대 20%를 환급해 주고, 사은품으로 구매 가격의 4분의 1에 달하는 사운드바를 덤으로 얹어주는 식이다. 앞서 올 초에는 뉴욕과 런던 등 주요 도시에서만 운영해 왔던 프리미엄 체험 공간을 인도 뭄바이에 열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줄인 1000달러(약 138만원) 이하 중저가 TV 시장도 함께 공략한다.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당초 중저가 수요가 높았던 인도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전략은 이어가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인도에서 크리스탈 4K TV 시리즈를 출시했다. 판매 가격은 크리스탈 4K 비비드의 경우 3만2990루피(약 54만원)부터 시작한다.

크리스탈 4K TV 시리즈에는 4K 업스케일링 기능을 탑재했다. TV에 내장된 칩이 화질을 프리미엄 급으로 보정해주는 기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K TV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핵심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요컨대 저렴하면서도 쓸만한 TV를 선보이며 보급형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린 것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인도 가전제품 시장은 지난 2019년 109억3000만 달러(약 15조134억원)에서 오는 2025년 211억8000만 달러(약 29조928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인도 가전제품 제조협회(CEAMA)는 인도 가전시장이 3년 내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연속적으로 제품을 출시하며 TV 라인업을 다각화하는 데에는 상반기 TV 교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는 마케팅 비용 증가로 많이 팔아도 판 만큼의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상반기 신제품 출시를 늘려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게 수익 측면에서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기간 저가·고가를 동시에 출시하는 건 전략적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