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분양 나서는 중소 건설사들…생존 기회? 도미노 부도?
성호건설, 오는 29일부터 서울 ‘개봉 루브루’ 공급 예정
중부건설도 경남 함양에 ‘하이페리온 골드’ 분양
“불경기에도 자금 확보 위해 분양…미분양 우려”
김다빈 기자|2024/04/25 10:37
|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북 경주시 중소 건설사인 성호건설은 '개봉 루브루'(길훈아파트 재건축 아파트) 청약을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접수한다.
총 295가구 가운데 조합원 물량 등을 제외한 114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42㎡형의 경우 5억220만~5억2300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9월 190가구를 분양해 2776가구가 청약 접수한 '호반써밋 개봉'의 전용 49㎡형 분양가가 5억6000만원 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합리적 가격대라는 게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서울 소재 중소건설사 에이스디앤시는 다음 달 서울 동작구에 '동작보라매역 프리센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전체 124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은 91가구며 아직 분양가는 발표되지 않았다.
경기가 좋지 않지만 중소 건설사들이 분양에 나서는 이유는 그만큼 자금난이 심각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부동산 PF 이자 등의 비용이 급격히 늘어 분양 수익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서울·수도권 일부 신도시를 제외한 곳에선 미분양을 각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만큼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이달 청약에 나선 중소건설사들은 모두 청약 미달을 면치 못했다. 뷰텍·두영건설은 지난 19~23일 전남 장흥군 '대덕읍 더포레스트 에코파크' 45가구의 청약자를 모집했지만 단 2가구만 접수했다. 광주 소재 중소 건설사 진아건설·리채도 지난 23~24일 인천 중구에 '영종 진아레히'의 분양에 나섰지만, 대거 청약 미달 사태를 겪었다. 533가구 모집에 40가구만이 청약을 신청했다. 단지는 공공택지에 위치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았지만, 미분양을 피하지 못했다.
중소 건설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방 미분양 물량이 여전히 증가하고 있고, 미분양 탓에 폐업하는 건설사가 증가하는 점에서 건설사들의 걱정도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시공순위 113위 신일건설은 울산 '온양발리 신일해피트리' 분양 결과 대거 미분양이 발생해 결국 회생절차에 이른 바 있다. 올해 폐업하는 건설사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분기 부도 건설사는 총 9곳으로 전년 동기(3곳)보다 3배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