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마이크론 첨단메모리 제조, 미국으로”...삼성·SK에 경쟁 예고?

백악관, 미 메모리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에 61억달러 보조금
"첨단 메모리 제조,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것"
삼성·SK 주도 메모리 시장에 마이크론
TSMC·삼성 주도 AI 칩에 인텔...미, 반도체 시장 재편 계획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2024/04/25 21:04
미국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론 로고가 표시된 스마트폰이 컴퓨터 마더보드 위에 놓여 있는 사진으로 2023년 3월 6일(현지시간) 찍은 것./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미국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61억달러(8조3875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반도체·과학법에 따라 마이크론의 반도체 공장 설립 지원을 위해 이 같은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인텔 85억달러(11조6800억원)·대만 TSMC 66억달러(9조원)·삼성전자 64억달러(8조8000억원)에 이은 4번째 규모다.

백악관은 "마이크론의 프로젝트는 강력한 첨단 메모리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고, 20년 만에 처음으로 첨단 메모리 제조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마이크론 보조금이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를 구축하고 직·간접 일자리 7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1250억달러의 민간투자를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마이크론이 옛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인텔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세 공정 칩에서 TSMC·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어 반도체 생산 보조 390억달러, 연구·개발(R&D) 지원금 132억달러 등 5년간 총 527억달러(71조4000억원)를 지원하는 반도체·과학법의 의도대로 미국이 전 세계 반도체 제조의 중심이 된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민턴루벤스타인 박물관에서 미국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론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을 발표하고 있다./AP·연합뉴스
실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마이크론이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인 뉴욕주 시러큐스를 찾아 보조금 지급을 직접 발표하고, 반도체 제조업 부흥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첨단 반도체를 개발했으나 첨단 반도체 생산량인 '제로'라는 점을 재차 거론하면서 "오늘이 중요한 것(big deal)은 그 때문이다. 우리는 첨단 반도체 제조를 40년 만에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현대 경제의 기둥인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변화시킬 것이다. 그것은 미국에서 첨단 반도체의 연구·설계· 제조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면서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미국에 투자하라) 어젠다와 관련, "8250억달러의 민간 부문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는 (취임 전에는) 하나도 없던 것"이라면서 "전국적으로 제조업 붐, 청정에너지 붐, 반도체 붐에 주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대선 경합주인 애리조나주의 챈들러 인텔 오코틸로 캠퍼스를 방문해 인텔에 대한 보조금 지급 방침을 직접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