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갈등 ‘뼈아픈 대가’…매년 300兆 헛돈

정부 첫 갈등 비용 연구 결과
33년 동안 2628조91억 달해
이념 부문1981조 75% 차지

김임수 기자|2024/04/29 19:00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아시아투데이 디자인팀
지난 30여 년간 여러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낭비된 경제적 비용이 총 2600조가 넘는다는 정부 연구용역 결과가 나왔다. 특히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이 심각해지면서 2016년부터는 매년 300조가 넘는 비용이 지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민간 차원에서 갈등의 경제적 비용을 추산한 적은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갈등비용을 추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아시아투데이가 국무조정실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한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분석'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22년까지 발생한 갈등 비용은 2628조91억8715만6070원으로 산출됐다. 한 해 평균 80조원 가까운 비용이 갈등에 사용된 셈이다.

갈등 비용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5년 단위로 구분하며 △1990년~1995년 약 18조원 △1996~2000년 약 19조원 △2001~2005년 약 112조원 △2006~2010년 약 126조원 △2011~2015년 약 222조원로 계속 늘어났고, 특히 2016년부터 2022년까지는 약 2130조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이 있던 2017년 이념 대립이 심각해지고 정권 퇴진 집회·시위가 빈번하게 열리면서 그 해만 1740조원이 지출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갈등 비용을 유형별로 보면 이념과 노동 문제로 인한 갈등이 가장 컸다. 약 2628조원 중 이념 갈등으로 인한 비용은 약 1981조원으로 전체의 75%가 넘었다. 이어 △노동 갈등 약 306조원 △계층 갈등 약 192조원 △지역 갈등 약 76조원 △환경 갈등 약 43조원 △교육 갈등 약 27조원 순이었다.

연구를 수행한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는 "갈등 발생 자체를 꼭 부정적으로 볼 수 없고, 갈등 발생으로 인한 비용도 무조건 불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다만 최근 들어 공공갈등이나 일반 사회문제들도 이념화로 전환되고 있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이념 갈등은 한 번 발생하면 이후 완화되기보다 고조되는 경향이 높아 사전 예방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정부가 기획해 갈등 비용을 구체화한 첫 시도로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