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절반만 내고 입주하세요”…미분양 단지들의 ‘눈물의 마케팅’
‘평촌 센텀퍼스트’, 잔금 비중 늘리고 2년간 납부 유예
‘고촌센트럴자이’·‘용인센트레빌’도 잔금 납부 일정 연기
건설사 “PF 이자 등 손해 감수하더라도 미분양 해소 필요”
김다빈 기자|2024/05/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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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경기 안양시 '평촌 센텀퍼스트'는 지난달 29일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잔여 37가구에 대한 임의 공급('줍줍')에 나선 결과 분양 완료 가능성을 키웠다. 총 114건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3.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자들의 관심을 끌어낸 배경으로는 이번 줍줍부터 분양 조건을 변경해 분양가의 50%를 내면 즉시 입주할 수 있게 한 점이 꼽힌다. 단지는 일반적으로 분양가의 20~30% 수준인 잔금을 50%로 확대했고, 이를 입주 후 1년 뒤인 내년 8월 7일까지로 납부 기한을 유예해 줘 계약자들의 자금 마련 부담을 덜어줬다.
오는 6월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현재 잔여 138가구를 털어내지 못한 경기 김포시 '고촌센트럴 자이'도 잔금 납부 유예를 시행해 미분양 단지가 될 가능성을 다소 덜어냈다. 지난달 18~19일 미분양된 138가구에 대한 임의공급을 진행한 결과 405명이 몰리며 2.9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단지는 분양가의 35%에 해당하는 전체 잔금 중 20%를 2년 뒤 납부하도록 기간을 늘려줬다. 이에 계약자는 중도금 대출 등을 통해 50% 자금을 확보하고, 분양가의 20% 금액(계약금 5%·잔금 15%)을 납부하면 집들이를 할 수 있다. 이 아파트 전용 84㎡형 분양가는 7억2200만~7억5800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7월 입주가 시작됐지만 아직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지 못한 경기 용인시 '용인 센트레빌 그리니에'도 남은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분양가의 30%에 해당하는 잔금을 입주 후 2년 안에 내도록 유예해 주고 있다. 계약금을 포함해 분양가의 20%를 내고 나머지 50% 중도금을 대출 등을 통해 마련한다면 즉시 입주가 가능하다.
건설사가 수분양자의 잔금 납입 일정을 유예해 줄 경우 회사 자금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아파트를 분양했어도 잔금 등 분양 수익이 들어오는 시기가 뒤로 미뤄지다 보니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빌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기간이 늘어난 만큼 그 이자를 건설사가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감수하면서 잔금 납입 일정을 미루는 것은 경기 침체 장기화로 미분양 적체가 심화하고 있는 데다 고금리가 이어지며 잔금을 내지 못해 입주를 포기한 수분양자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8.4%로 전월 대비 3.6%포인트 하락했다. 이 가운데 잔금대출을 진행하지 못해 미입주한 비중은 21.8%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