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의·식·주+지역경제 살리기’ 양천구 사례 살펴보니

대형빨래 세탁·밑반찬·집안수리·공부방 등 취약계층 지원
자영업자에 일감 주고, 주민 일자리도 만들어 '두마리 토끼'

한평수 기자|2024/05/15 11:45
이기재 서울 양천구청장이 양천어르신종합복지관에서 어르신들에게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한평수 기자
낮 최고 25도를 훌쩍 넘는 날이 점차 늘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마음은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이웃들이 아직도 주변에 많다. 이럴 때 일수록 취약계층의 일상 생활에 시급한 생활밀착형 지원책이 필요하다. 사회복지사, 방문간호사, 통장 등 현장을 잘 아는 돌봄 인력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었다.이들이 낸 아이디어가 바로 '따뜻한 의·식·주 지원' 정책이다.

이 사업을 주요 복지정책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서울 양천구에 따르면 '따뜻한 의·식·주'는 △이불 빨래 △밑반찬 지원 △주거환경 개선 사업 등이었다. 소외계층 가운데 몸이 불편해 이동이 어렵거나 장애 등으로 이같은 집안 일들을 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조금씩 보완을 거쳐 소외계층의 만족도가 높은 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 3가지 지원정책 모두 어느 정도의 예산과 함께 일손만 보태면 가능한 일들이다. 지역 자영업자(세탁업소·반찬가게)들에게 일거리를 제공 할 수 있고, 주민들을 위한 일자리(주거환경 개선)도 만들어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구청 입장에서는 소외계층을 도우면서 소상공인들을 지원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셈이다.
양천 주민기술학교를 이수한 주민이 양천구 취약계층 가정에서 희망의 집수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양천구
첫째 이불·커튼 등 대형세탁물 세탁배달 서비스다.장애나 거동 불편, 소년소녀 가장, 독거 어르신 등 1000여 가구가 대상이다. 세탁을 위해 지역 세탁소 24곳과 협약을 맺었다. 세탁소가 빨래를 한 뒤 배달해준다. 자영업자인 세탁소에게는 일감을 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세탁물을 배달하는 과정에서 취약계층의 안부를 확인하는 효과도 있다는게 양천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둘째 밑반찬 바우처 지원이다.결식우려 대상 800가구에 월 3만원의 반찬가게 이용권(바우처)을 지원한다.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고립·고독사 등이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하면서 만들어졌다. 지역내 18개동 우수 반찬가게들과 협약을 했다. 반찬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1인 가구의 식사를 지원한다. 특히 대상자가 장기간 반찬가게 미방문 시 동주민센터에 즉시 안부를 확인토록 돕는다. 반찬가게들 역시 고정 고객을 확보하는 셈이다.

셋째 주거환경 개선이다. 기존 시행하던 서울시 희망의 집수리 사업은 소득기준을 완화해 대상자를 늘렸다. 여기에 양천구가 한국공항공사와 손잡고 청소년에게 공부방을 만들어 주고 있다. 학생들에게 책상과 의자, 암막커튼, LED조명 등 공부방을 꾸며준다. 주민기술학교 이수자들이 집수리 등에 참여해 주거환경 개선과 일자리 창출 일거양득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녹록지 않은 경제 상황에서 더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사회적 약자를 두텁게 지키기 위해, 기초생활 지원을 한층 강화하겠다"면서 "앞으로도 현장 근무자들과 취약계층을 지금보다 더 자주 만나 따뜻한 동행 도시 양천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