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분상제 호재에도… 인천 분양시장 ‘옥석가리기’ 심화
올해 공급 예정 물량 지난해 두 배…
3~4월 신축단지 청약성적 잇단 미달
인근 분양가 비슷하거나 비싸기도
시세차익따라 분양성적 극과극 양상
김다빈 기자|2024/05/0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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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 분양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과 인접한 지리적 강점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호재가 더해지며 주택 청약 시장에서 훈풍을 이어가는 듯했지만 최근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대비 두 배가 넘는 분양가구가 예정돼 있어 시세차익이 확실하지 않은 지역에는 청약하지 않는 '옥석 가리기' 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계양구 '계양 롯데캐슬 파크시티 2단지'는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총 944가구 일반 분양에 760건만 청약하며 미달이 발생했다. 최종 0.805 대 1의 경쟁률로 1 대 1을 넘지 못했다. 총 6타입 중 4타입에서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단지가 들어서는 계양구가 올 2월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계양'이 완판(100% 계약 완료)에 성공한 곳이고, 인천지하철 1호선 작전역이 GTX-D·E 노선에 포함되는 호재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저조한 성적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계양구의 시세가 오름세라고 보기 어려운데 인근 (아파트)호가와 비슷한 분양가가 책정돼 흥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2~24일 분양에 나선 중구 '영종 진아레히'도 저조한 청약 성적표를 받았다. 533가구를 일반 분양한 결과 40건의 청약 통장만 접수되며 0.075 대 1 경쟁률로 대거 미달이 나왔다. 단지는 공공택지에 들어서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시세에 비해 저렴하게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시세 대비 높은 수준의 분양가로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전용 84㎡형 분양가는 4억4300만~5억100만원대로 2018년 입주한 인근 'e편한세상영종하늘도시' 같은 평형 시세(3억9000만원)보다 최대 1억원가량 비싸다.
수십 대 1의 경쟁률로 완판 단지가 이어지던 검단에서도 청약 고전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검단신도시 AA29블록 'e편한세상 검단 에코비스타'는 지난 3월 502가구 모집에 1828건 접수를 받았지만, 일부 타입 미달이 발생해 최근 선착순 분양에 나섰다. 검단신도시 오피스텔 단지 '롯데캐슬 넥스티엘'도 올해 2월 682실 분양에 나섰지만,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해 현재 선착순 분양을 진행 중이다. 송도신도시 '송도자이풍경채 그라노블'도 지난 3월 총 2728가구 분양에 나서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한 끝에 최근 잔여 가구 해소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천 신축 단지들의 저조한 청약 성적의 원인을 주택 수요 대비 공급(분양) 물량이 넘쳐나는 시장 상황으로 꼽았다. 지난해 인천에서는 4만4325가구가 입주한 가운데 1만4739가구가 분양됐고, 올해는 2배에 가까운 2만7246가구 분양이 예정돼 있다. 여기에 현재 2669가구에 달하는 미분양 물량까지 남아있어 시세·분양가·집값 상승 가능성 등을 꼼꼼히 따지는 분위기에 청약 수요가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3월 말 수도권 3.3㎡당 분양가가 전월 대비 18% 오르는 등 인천의 분양가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시장에 매물이 많다 보니 임의공급 등을 포함해 낮은 분양가 단지를 기다리며 청약을 미루는 현상도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