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1113兆 눈덩이… 절반은 ‘빚 돌려막기’로 버텨
3월 기준 335만9590명 빚 허덕
코로나19 이후 4년새 51% 불어나
3개월 이상 연체 31조원… 2배 ↑
취약차주 부실 위험 징후도 뚜렷
최정아 기자|2024/05/12 17:54
12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 가계·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들의 대출 잔액 규모는 689조7200억원이었다.
이는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의 62%에 달한다.
1년 새 '빚 돌려막기'를 한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들의 연체액이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치로, 전체 연체 대출잔액의 79%에 이른다.
다중채무자들은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빌려 추가 대출이나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채무자들을 말한다.
이처럼 '빚 돌려막기'를 한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3월 말 기준 다중채무 개인사업자 수는 172만7351명이다.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 가운데 51.4%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와 더불어 개인사업자의 대출 금액도 증가세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335만9590명이 1112조7400억원의 금융기관 대출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 말에 비해 대출자와 대출금액이 각각 60%, 51% 늘어난 수치다.
이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연체 대출금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31조3000억원이다. 2019년 말 15조6200억원에 비해 100% 이상 폭증했다. 즉 자영업자 대출액 가운데 2.8%가 장기 연체로 위태로운 상태란 뜻이다.
최근 연체 차주의 대출 증가 속도는 불과 1년 새 더욱 빨라졌다.
작년 3월 말엔 20조4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 3월 말 53.4% 급증해 3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도 작년 말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소득 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