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쉬에 반격 ‘기회’

K-커머스 판도 바뀌나
"초저가에 혹했다가 상품에 실망"
C커머스 국내소비자 이탈 거세져
업계 "늦었지만 규제 첫발" 환영

장지영 기자|2024/05/16 18:18
서울시청에서 박상진 소비자보호팀장이 16일 머리띠 1개와 시계 1개에서 인체발암 가능 물질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의 최대 270배 초과 검출됐다고 밝혔다. /연합
정부가 KC인증(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어린이·전기·생활화학제품의 해외직구를 원천 차단키로 하면서, 이커머스 업계의 판도가 뒤바뀔 전망이다. 그간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 등 C커머스 업체들은 초저가 상품을 무기로 한국 시장에서 무섭게 세를 불려왔는데, 이제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해외직구는 국내 반입 자체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정부의 결정에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늦었지만 이제라도 정부가 규제의 첫발을 내디뎌 다행"이라고 입을 모은다.

◇해외직구, KC인증 없으면 이제 못 팔아

이번 조치로 전문가들은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구매하는 제품 대부분이 국내보다 저렴한 해외직구 상품인데, 이제는 KC인증이 없는 상품은 판매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생활용품이나 소형 가전 등을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안다"며 "해외 직구를 하더라도 이제 KC인증이 없는 제품들은 통관 자체가 어렵다 보니 이들 플랫폼의 실적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기울어진 운동장'이 이제야 바로 세워졌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의 경우 KC인증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데, 중국 이커머스업체에서 판매되는 물품에 대해서는 제재할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가 이제라도 토종 플랫폼들과 동일하게 제재나 규제를 받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커머스의 제품에서 이미 유해 물질 검출 등 품질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이탈도 나오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종합몰앱 한국 이용자 수 순위는 쿠팡, 알리, 테무, 11번가 순으로 나타났다.

쿠팡이 지난 3월 3086만6000여명에서 지난 달 3090만8000여명으로 4만1000여명(0.13%) 늘어난 반면, 알리 한국 이용자 수는 지난 3월 887만1000여명에서 지난 달 858만9000여명으로 28만2000여명(-3.2%) 줄었다. 테무 이용자도 같은 기간 829만6000여명에서 823만8000여명으로 5만7000여명(-0.7%)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