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 도림천 깨끗하게”… 정화활동 힘 보탠 문헌일

장화 신고 1시간여 쓰레기 수거
"매번 주민들이 도와줘 한결 수월"

김소영 기자|2024/05/20 18:01
문헌일 구로구청장이 20일 서울 구로구 도림천에서 열린 '도림천 수질개선 정화활동'에 참가해 탄소중립시민실천단, 구청직원들과 함께 쓰레기를 줍고 있다. /정재훈 기자 hoon79@
"으아! 지갑이다."

20일 오전 문헌일 구로구청장이 도림천 물길에 들어가 펄(뻘) 속에서 떨어진 지갑을 발견했다. 지갑 바로 옆에는 커피캔과 커다란 비닐도 박혀 있었다.

문 구청장은 덥고 습한 여름철에 퇴적물 오염 등을 막기 위해 도림천 일대 정화활동을 펼쳤다. 도림천은 관악산 상류에서 발원한 하천으로 유량이 많지 않고 정체돼 한강 등에서 나온 쓰레기들이 종종 퇴적된다. 특히 여름철에는 쓰레기와 고인 물이 썩어 악취와 벌레가 발생하곤 했다.
이에 문 구청장을 비롯해 도림천을사랑하는시민의모임, 환경사랑모임, 주부환경구로구연합회, 안양천을사랑하는시민의모임, 생태해설가, 기후변화대응리더로 이뤄진 탄소중립시민실천단은 해마다 안양천과 도림천 일대 정화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문 구청장은 이날 입고 온 초록 바람막이와 붉은 넥타이를 풀고 가슴까지 오는 '가슴장화'를 신고 집게와 포대를 들었다. 정화활동에 함께하기 위해 모인 100여 명의 지역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오늘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다만 이끼 때문에 미끄럽다고 하니 꼭 조심하세요"라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거리공원 하부에서부터 신도림교 아래로 흐르는 천변 제방과 물길 안으로 직접 들어갔다. 하천 속에서 지갑, 휴대폰 케이스 등 소지품부터 골프공, 대형 비닐까지 각양각색의 흘러들어 온 쓰레기를 찾아냈다.

그는 1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가지고 있던 포댓자루에 쓰레기를 가득 채웠다.

문 구청장은 "물의 정체가 있어 여름이 되기 전에 이물질을 싹 걷어야 한다"며 "힘들긴 하지만 점점 수질이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매번 주민분들이 도와주시니 수월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양천과 도림천 등 구로 하천변 정화를 위해 매번 봉사한다는 노미선씨(64)는 "20년 전만 해도 흙탕물 색과 다름없었다. 그래서 쓰레기도 줍고 EM(미생물)을 만들어서 집어 넣었더니 지금은 깨끗해졌다"고 설명했다.

문 구청장과 노씨의 말을 방증하듯 알을 품고 있던 기러기가 휙 날아갔다. 날아간 자리에는 또 다른 기러기 한 마리가 풀숲에서 알을 품고 있었다. 하천 정화 활동을 하는 동안 팔뚝만 한 메기가 튀어 올라 봉사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으며 천변 끝 오리가 지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문 구청장은 "다니면서 펄(뻘)을 한 번 휘저어 물의 순환을 도와주고 더러운 쓰레기도 줍다 보니 저런 장면이 보인다"며 기뻐했다. 앞서 문 구청장은 지난달에도 안양천 1㎞ 구간을 정비했다. 그는 "우리 구 환경단체에서는 지역 내 맑은 환경을 위해 수질점검, 봉사활동, 캠페인 등 하천과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시고 계신다"고 자부했다.

/김소영 기자 eileen5030@